고사 성어

세 조목의 법만 규정한다는 고사성어 법삼장이(法三章耳)

박남량 narciso 2017. 4. 7. 14:43


세 조목의 법만 규정한다는 고사성어 법삼장이(法三章耳)



중국 한(漢)나라 원년 진(秦)나라 군사를 격파한 유방(劉邦 BC247-BC195)이 패상에 이르자 진(秦)나라 임금은 황제의 옥쇄와 부절이 든 상자를 바치고 항복했다. 이때 여러 장수들이 진왕을 죽여 버리자고 했으나 유방은 항복한 임금을 죽일 필요는 없다며 살려서 감시토록 했다.

유방은 서쪽으로 더 나아가 도읍인 함양에 도착하였는데 시골 출신인 그는 웅장한 궁전과 찬란한 보석, 그리고 아름다운 궁녀들에게 마음을 빼앗겨 그곳에 계속 머물고자 하였다. 이에 번쾌와 장량이 목적은 천하통일에 있는 것이지 금은보화나 미녀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간하며 유방이 사치에 빠질 것을 미리 막았다.

뒤이어 유방은 항우의 군사를 격파하고 천하를 통일하였다. 이는 번쾌, 장량과 같이 뛰어난 인재가 측근에 있었고 유방 또한 그들의 간언을 귀담아 들었기 때문으로 곳곳에서 인재가 모여들어 민심을 수렴할 수 있었다. 유방은 진나라의 가혹했던 법률이 백성을 괴롭혔다는 것을 알고 함양 근방의 유력자들을 불러 모아 그들에게 약속했다.

"여러분은 진나라의 모진 법률로 오랫동안 고생하였소. 이제 그 법을 만들어 시행한 사람은 모조리 죽였으니 앞으로 입에 담는 사람이 있으면 곧 처형할 것이오. 法三章耳  법은 오직 삼장(三章)만이 필요할 뿐이오. 사람을 죽인 사람은 사형, 남을 때려 다치게 하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는 사람에게는 그 정도에 따라 형량을 정하겠소. 이 세 가지 법률 외의 진나라 법은 모조리 없애버리겠소."

이 말을 들은 백성들이 감격하여 윱장이 머무는 군진으로 음식을 가지고 찾아왔으니 백성의 재물을 탐내지 않겠다는 말로 전부 거절하였다. 유방이 이처럼 선정을 베풀고 한나라를 세워 첫 황제가 된 데에는 장량의 간언이 있었기 때문인데 장량은 기회있을 때마다 이렇게 간언했다.

"지금 임금께서 진나라를 쳐 여기까지 온 것은 우리의 힘보다는 진나라가 무도(無道)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진나라 임금들처럼 즐긴다면 백성을 위하여 포악한 정치를 제거한 뜻이 없게 되지 않습니까? 옳은 말은 듣기 싫고 이로운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는 좋습니다. 아무쪼록 신의 간언을 들어 주소서."


사기(史記) 고조본기(高祖本記)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법삼장이(法三章耳)이다.

법삼장이(法三章耳)란 세 조목의 법만 규정한다는 뜻으로 지극히 간략한 법조문이지만 그것만으로도 모든 백성을 편안하게 다스릴 수 있다는 말이다. 법삼장(法三章)이라고도 한다.<꽃사진: 꽃양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