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삶을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박남량 narciso 2015. 1. 23. 09:26


삶을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한 나그네가 벌판을 걷고 있을 때 갑자기 등 뒤에서 무서운 소리를 내며 코끼리 한 마리가 미친 듯이 달려 왔다. 겁에 질린 나그네는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허름한 우물을 발견했다. 그는 부리나케 거기 걸려 있는 등나무 넝쿨을 타고 우물 속으로 몸을 숨겼다.


이제는 살았구나 하며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어 가만히 우물 밑을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커다란 구렁이 한 마리가 도사리고 있는 게 아닌가.


그는 다시 주위를 살폈다. 그러자 그기에는 또 네 마리의 독사가 혀를 날름거리고 있는 게 보였다. 그는 질겁을 하고 다시 우물 위로 올라가기 위해 위를 살폈다. 그러나 그기에는 또 흰 쥐와 검은 쥐 두 마리가 차례로 그가 매달린 등나무 넝쿨을 갉아 먹고 있는 중이었다.


눈앞이 캄캄해 왔다. 이젠 꼼짝없이 죽었구나 하며 한숨을 내쉬고 있는 데 어디선가 달디단 꿀이 한방울 또 한방울 나그네의 입에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는 무의식중에 입을 벌리고 그것을 받아 먹는 데 열중하였다.


마침내 꿀물에 정신을 빼앗긴 나그네에게 이번에는 꿀의 향기를 따라 날아온 벌들이 온몸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지독한 고통을 참고 있는데 이번에는 어디선가 갑자기 일어난 들불이 등나무 넝쿨에 옮겨 붙어 태우기 시작했다.




불전(佛典)에 나오는 석가 우화의 한 토막으로 나그네가 바로 우리의 모습입니다.

코끼리는 무상(無常)의 바람이고 우물 속은 인간 세계를 뜻합니다. 등나무 넝쿨은 인간의 생명이고 우물 바닥의 구렁이는 죽음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네 마리의 독사는 우리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네 가지의 원소를 가리킵니다. 흰 쥐와 검은 쥐는 낮과 밤을 뜻하는 것이며 꿀은 쾌락을 상징합니다. 이어서 나그네의 온몸을 쏘아대는 벌은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을 뜻하며 들불은 병(病)과 노쇠(老衰)을 상징합니다.


결국 인간이란 아무리 버둥거려도 무상(無常)의 바람에 쫓기고 쾌락에 빠지고 온갖 번뇌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세월은 흘러가고 병(病)과 노쇠(老衰) 때문에 결국은 죽음이라는 구렁이에게 먹히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것을 인생이라고 하더군요. 삶이란 살아 있어도 죽음과 함께 있는 것이며 번뇌(煩惱)와 함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인생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편안하고 한가로울 때 삼가 걱정할 것이 없다는 말을 하지 말라. 걱정할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오기가 바쁘게 걱정할 일이 생긴다. 입에 맞는 음식이라 해서 많이 먹으면 병을 만들고 마음에 기쁨이 있다 해서 지나치게 되면 반드시 환난이 있다. 병이 난 후에 약을 먹기보다는 병이 나기 전에 스스로 예방하라는 명심보감 성심편에 진리가 실려 있습니다. 참으로 편안하고 한가로울 때가 있다면 그때를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