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왜 우리는 감정 때문에 힘든 걸까

박남량 narciso 2015. 1. 14. 08:49


왜 우리는 감정 때문에 힘든 걸까





人情
聽鶯啼則喜  聞蛙鳴則厭
見花則思培之  遇草則欲去之
但是以形氣  若以性天視之
何者非自鳴其天機 非者暢其生意也



사람의 감정이란
꾀꼬리 우는 소리를 들으면 즐거워하고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들으면 싫어하며
꽃을 보면 가꾸고 싶어하고
풀을 보면 뽑아 버리고 싶어한다.

이것은 다만 생김새와 그 성질만 가지고 사물을 구분하기 때문이다.
만약 본래의 바탕을 가지고 본다면 천기의 울림이 아닌 게 없고
스스로 삶의 뜻을 펴지 않는 것이 없다.


채근담에 나오는 글이다. 왕이 인재를 등용하고자 고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러 중신들과 의견이 맞지 않아 선뜻 마음에 드는 사람을 뽑아 쓸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덕행과 학식이 뛰어난 선사를 불러 이 문제에 대한 고견을 들으려고 했다.
『어떤 자를 훌륭하다고 할 수 있소? 또 어떤 자를 쓸모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오?』
선사는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글쎄요......』
『아니 선사처럼 학식과 덕이 높은 사람도 명쾌한 대답을 해주지 못하니 어찌된 일이오?』
『그것은 왕께서 인재를 보시는 기준과 중신들이 인재를 보는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건 무슨 말이오?』
『사람은 고기를 좋아하지만 소는 풀을 좋아합니다. 또한 사람은 쥐를 싫어하지만 독수리는 쥐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개구리는 뱀을 싫어하지만 뱀은 개구리를 좋아합니다. 이와 같은 이치로 사람은 저마다 좋고 싫음의 기준이 다른 법입니다. 그러므로 인재를 등용할 때도 왕께서 좋아하는 기준으로만 판단하지 마시고 중신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셔야 할 것입니다.』그 말에 왕은 지금까지 인재를 뽑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머리를 끄덕였다.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곳에는 욕망과 욕망이 작용함에 따라 인간적 갈등이 생기는 건 불가피한 자연현상이다. 인간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욕망을 버림으로써 인간적 갈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조절함으로써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한편 부득이하게 생기는 인간적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슬기로운 길은 바로 타인과의 갈등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동시에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어느 때보다 높은 삶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사진: 울산광역시 언양 작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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