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사물의 좁은 소견과 주관으로 잘못 판단함을 이르는 고사성어 군맹무상(群盲撫象)

박남량 narciso 2019. 7. 30. 14:48


사물의 좁은 소견과 주관으로 잘못 판단함을 이르는 고사성어 군맹무상(群盲撫象)



옛날 인도의 경면왕(鏡面王)이 어느 날 장님들에게 코끼리라는 동물을 가르쳐 주기 위해 그들을 궁중으로 불러 모았다. 그리고 신하를 시켜 코끼리를 끌어오게 한 다음 장님들에게 코끼리를 만져 보라고 했다. 장님들은 코끼리 주위에 모여들어 손으로 코끼리를 만지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꼬리를 만졋고, 어떤 사람은 머리를 만졌으며, 어떤 사람은 다리를 만졌고, 어떤 사람은 배를 만졌다.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지고 나자 경면왕(鏡面王)이 장님들에게 물었다.

"이제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겠느냐?"

그러자 장님들은 입을 모아 대답했다. "예, 알겠나이다."

"그럼, 한 사람씩 코끼리의 모습을 말해보아라."

맨 먼저 다리를 만져본 사람이 말했다.
"커다란 나무통과 같습니다."

꼬리를 만져본 사람이 말했다.
"빗자루나 굵은 지팡이처럼 생겼습니다.

배를 만져본 사람이 말했다.
"커다란 북처럼 생겼습니다."

이번에는 가슴을 만져본 사람이 말했다.
"아닙니다. 넓은 벽 같사옵니다."

등을 만졌던 사람도 지지 않고 말했다.
"높은 책상처럼 생겼습니다."

장님들의 대답은 끝없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귀를 만진 사람이 대답했다.
"벼를 까부르는 키와 같사옵니다."

머리를 만져본 사람이 말했다.
"작은 언덕 같사옵니다."

다시 상아를 만져본 사람이 나섰다.
"뿔과 같습니다."

맨 마지막으로 코를 만졌던 사람이 대답했다.
"모두 틀렸습니다. 코끼리는 굵고 긴 밧줄과 같습니다."

장님의 대답을 다 듣고 난  경면왕(鏡面王)이 웃으며 말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옳다고 주장하는구나."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코끼리는 석가모니(釋迦牟尼)를 비유한 것이고, 장님들은 밝지 못한 모든 중생(衆生)들을 비유한 것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모든 중생(衆生)들이 석가모니(釋迦牟尼)를 부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즉 모든 중생(衆生)들에게는 각기 석가모니(釋迦牟尼)가 따로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육도집경(六度集經) 경면왕(鏡面王) 편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군맹무상(群盲撫象)이다.

군맹무상(群盲撫象)이란 여러 장님이 제각기 코끼리의 한 부분을 만져보고 어떻다고 말한다는 뜻으로, 좁은 소견으로 사물의 판단을 잘못한다는 말이다. 못나고 어리석은 범인들이 위대한 인물이나 사업을 비판한다해도 그것은 한갓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평으로 전체에 대한 올바른 평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여러 장님들이 모든 사물을 자기의 좁은 소견과 주관으로 잘못 판단함을 이르는 말이다. <꽃사진: 털머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