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고 엿본다는 고사성어 당랑규선(螳螂窺蟬)

박남량 narciso 2016. 8. 12. 13:44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고 엿본다는 고사성어 당랑규선(螳螂窺蟬)



춘추시대 말기 오(吳)의 마지막 군주인 부차(夫差 BC ? - BC473)는 월(越)나라 공략에 성공한 후 자만에 빠져 간신 백비의 중상을 믿고 재상인 오자서(伍子胥 BC ? - BC484)를 죽였으며 월(越)나라에서 공물로 보내 부차(夫差)의 여인이 된 서시(西施)와 유락 생활에 탐닉하였다.

월(越)나라의 구천(句踐 BC ? - BC464)이 와신상담(臥薪嘗膽) 재기를 노린다는 것을 아는 중신들이 간하여도 막무가내였다. 어느 날 아침 태자 우(友)는 젖은 옷을 입고 활을 든 채 부차를 만났다. 태자 우(友)는 부차와 왕후 사이에서 태어난 외아들로 마상(馬上)에서의 장극(長戟)과 마하(馬下)에서의 쌍검이 특출하고 총명하여 부친인 부차를 능가했다.

“너는 아침부터 무엇을 그리 허둥대느냐?”

부차가 묻자 태자 우(友)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침에 정원에 갔더니 높은 나뭇가지에 매미가 앉아서 울고 있었습니다. 그 뒤를 보니 사마귀 한 마리가 매미를 잡아먹으려고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 때 홀연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와서 그 사마귀를 먹으려고 노리는데 사마귀는 통 기미를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참새를 향해 활시위를 당겼습니다. 그런데 그만 활 쏘는 데 정신이 팔려 웅덩이 속으로 빠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옷을 이렇게 적신 것입니다. 천하에는 이런 예가 부지기수입니다. 이를테면 제(齊)나라는 까닭없이 노(魯)나라를 쳐서 그 땅을 손에 넣고 기뻐했지만 우리 오(吳)나라에게 그 배후를 공격받고 대패했듯이 말입니다.”

부차는 태자 우(友)의 말을 듣자마자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너는 오자서가 못다한 충고를 할 셈이냐? 이제 그런 소리는 신물이 난다.”

충심에서 우러난 간언을 듣지 않은 부차는 결국 월나라의 침입을 받아 멸망하고, 그 자신은 자결하고 말았다. 장자(莊子 BC370 - BC287)는 이 일화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모든 사물은 본래 서로 해를 끼치는 것이며, 이(利)와 해(害)는 서로가 서로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유향(劉向)의 설원(說苑) 정간(正諫)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당랑규선(螳螂窺蟬)이다.

당랑규선(螳螂窺蟬)이란 장자(莊子) 산목편(山木篇)에 나오는 당랑박선(螳螂搏蟬)이나 당랑포선(螳螂捕蟬), 한시외전(韓詩外傳)에 나오는 당랑재후(螳螂在後)라는 말이 모두 같은 뜻이다.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고 엿본다는 뜻으로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 뒤에 따를 걱정거리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꽃사진: 플록스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