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사람들이 버린 물건이나 무용지물을 비유한 고사성어 도방고리(道傍苦李)

박남량 narciso 2015. 6. 25. 15:07


사람들이 버린 물건이나 무용지물을 비유한 고사성어 도방고리(道傍苦李)




진(晉) 나라의 왕융(王戎 234-305)은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으로 개인주의적이고 무정부주의적인 노장사상(老莊思想)에 심취하여 예교(禮敎)를 방패로 권세를 잡으려는 세태에 저항한 인물이다. 그는 평생을 죽림에 묻혀 유유자적하며 인생을 즐기고 정치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이러한 왕융(王戎)이 일곱 살 때의 일이다.

그는 동네의 아이들과 어울려 놀다가 문득 길옆의 자두나무에 가지가 휘어지게 많은 자두가 달려있는 것을 보았다. 아이들은 그것을 따려고 앞다투어 그 나무로 달려갔으나 왕융(王戎)만은 그 자리에 가만 있었다.

그때 길을 가던 어떤 사람이 왕융(王戎)에게 물었다.

『얘야, 너는 왜 따러가지 않고 서 있는 거냐?』

왕융(王戎)은 무덤덤하게 이렇게 대답했다.

『나무가 길옆에 있는데도 자두가 저렇게 많이 달려 있다는 것은 틀림없이 써서 먹지 못하는 자두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들이 그 자두를 따서 맛을 보니 과연 왕융(王戎)의 말처럼 먹을 수 없는 자두였다. 사람들은 이 일로 왕융(王戎)의 영민함을 칭찬하면서도 일면 두려워하였다고 전한다.


진서(晉書) 왕융전(王戎傳)의 이야기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도방고리(道傍苦李)이다.

도방고리(道傍苦李)란 길옆의 쓴 자두나무라는 뜻으로 사람들이 버린 물건이나 무용지물을 비유한 말이다. 오늘날에는 모두가 버리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는 뜻으로까지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