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불염재(不染齋) 김희겸(金喜謙)의 석천한유도(石泉閒遊圖)

박남량 narciso 2018. 2. 14. 13:59


우리 미술관 옛그림

불염재(不染齋) 김희겸(金喜謙 ?-?) 석천한유도(石泉閒遊圖)


불염재(不染齋) 김희겸(金喜謙 ?-?)의 석천한유도(石泉閒遊圖)는 조선시대 전라우수사, 경상좌병사 등을 역임한 조선 후기 무신(武臣)인 석천(石泉) 전일상(田日祥 1700-1753)의 일상을 묘사한 풍속화입니다. 이 그림은 기득권의 사치가 아니라 충직한 무인(武人)으로서의 소임을 다한 뒤의 노고를 푸는 여가이자 풍류로 그려진 그림입니다.

불염재(不染齋) 김희겸(金喜謙)은 조선 후기의 화가로 영조 24년에 어진을 개모(改摸)할 때 참여하여 그 공으로 변장(邊將) 벼슬을 받고 사천현감을 지낸 인물입니다. 초상화의 전신(傳神)에 뛰어났다고 알려졌으며 작룸으로는 산수도, 산수인물도, 초충도 등이 있습니다.

당대 사회의 넉넉한 자의 풍류는 주변을 능란하게 부리는 여유와 멋이 있어 보입니다. 그림 속에 그려진 무반 장수의 상징인 검(劍), 매(鷹), 백마(白馬)는 무신(武臣)인 석천(石泉) 전일상(田日祥)의 의당한 일상적 취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누각 지붕은 처진 버드나무 줄기 잎으로 가려졌으며 수령이 꽤 되는 버드나무 가지가 늘씬하게 비키듯 바람에 날리고 있습니다. 오동나무 가지는 새삼 관심을 보이듯 모가지를 허공에 늘어 빼는 인상으로 그려졌습니다.

정자 난간에 기댄 양반의 오른손 위에 앉힌 매는 짐짓 고개를 들어 주인의 명령이 다시 떨어질 때를 기다리는 눈치입니다. 얼룩빼기 백마를 씻기는 마부의 낯빛과 몸짓은 우락부락하면서도 묵묵하고 성실합니다. 수박화채를 쟁반에 받친 채 누각에 오르려는 시종과 마침 술이 떨어졌는지 술병을 들고 정자 계단을 내려오는 기생의 눈길이 잠시 마주치며 멈췄습니다. 정자 아래 두 마리 개는 한 마리는 난간에 기대어 있는 주인장을 바라며 골똘히 뭔가를 기다리는 눈치입니다. 한 마리는 계단 주변에서 오르내리는 사람에게 설레발을 치듯 반기며 손짓만 해도 반갑다고 앞발을 들어 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