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강세황, 김홍도, 심사정, 최북의 균와아집도(筠窩雅集圖)

박남량 narciso 2018. 2. 5. 14:43


우리 미술관 옛그림

강세황, 김홍도, 심사정, 최북의 균와아집도(筠窩雅集圖)


조선의 아집도(雅集圖)나 승집도(勝集圖) 등속은 허심탄회한 속내의 교류와 친목이 가능한 일종의 풍류모임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자연은 만남의 품을 내어줍니다. 이 그림은 18세기 화단의 주역들이 한 화폭에 모여 야유회를 갖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 1713-1791), 현재(玄齊) 심사정(沈師正 1707-1769), 호생관(毫生館) 최북(崔北 1712-1760),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1745-1806), 김덕형 등 무려 다섯 명의 대가들이 함께 만든 그림입니다. 균와(筠窩)는 지금의 안산으로 추정되는 지역입니다.

그림의 오른쪽에 쓰여진 발문의 내용에 담겨 있습니다. 책상에 기대어 거문고를 타는 사람이 강세황(姜世晃)이며, 그 옆의 아이가 김덕형 그리고 탕건만 보이는 사람이 심사정(沈師正)입니다. 망건 차림으로 바둑을 두는 사람은 최북(崔北)이며, 담뱃대를 문 바둑 상대는 추계입니다. 그리고 이들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은 강세황의 절친한 친구였던 연객(煙客) 허필(許佖 1709-1761)입니다. 앞쪽에 안석에 비스듬히 기댄 사람은 균와(筠窩) 신광익(申光翼 1746- ? )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서 퉁소를 부는 소년이 바로 김홍도의 19세 모습입니다. 이 그림 속에서 스승은 거문고 제자는 퉁소를 합주하고 있습니다.

당시 화단의 주역들이 그림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 앉아 풍속화의 주인공이 되어 있습니다. 강세황이 전체의 구도를 잡고, 소나무와 돌은 심사정이 그렸고, 채색은 최북이 하였으며, 인물은 김홍도가 그렸습니다. 발문은 조선후기 학자이자 화가였던 허필이 썼습니다. 당대 내로라하는 화인과 애호가가 거느린 풍류의 호탕함과 유유자적을 실감케 하는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