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부부가 서로 화락함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원앙지계

박남량 narciso 2010. 7. 16. 14:24


부부가 서로 화락함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원앙지계(鴛鴦之契)


               춘추시대 송나라 강왕 때
               한빙이라는 시종이 있었다.
               한빙에게는 하씨라는 미모의 아내가 있었는데
               강왕이 그녀를 취하여 첩으로 삼았다.
               그래서 한빙은 언제나 왕이 하는 처사에 대하여
               원한을 품었는데 왕은 화가 나서
               만리장성을 쌓는 인부로 근무하는 형벌을 내렸다.
               아내인 하씨는 남편에게 남편만이 알 수 있는 말로
               편지를 보냈는데 강왕이 이 편지를 손에 넣고
               측근에게 물었지만 아무도 해명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소하라는 사람이 나서서 말했다.
               "비가 구죽죽이 내린다는 것은
               당신을 잊지 못하여 언제나 근심하고 있다는 뜻이며
               강은 크고 물이 깊다는 말은
               당신에게 갈 수 없다는 뜻이며
               해가 나와서 마음을 비춘다는 것은
               살지 못함을 태양에 맹세한다는 뜻입니다."

               이때 한빙이 자살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이 말을 들은 하씨는 자기의 의복을 썩혀 놓고서
               강왕과 함께 성벽에 올라갔을 때
               거기에서 몸을 던졌다. 그녀의 옷소매를 잡았지만
               옷소매만이 손에 남고 하씨는 떨어져 죽었다.

               하씨의 띠에는 유언이 쓰여 있었다.
               "왕께서는 살아 있는 저의 몸을 자유로이 하셨지만
               제가 죽더라도 제 몸을 자유롭게 해 주십시오.
               제발 저의 시체를 남편과 함께 묻어 주십시오."
               화가 난 강왕은 이 소원을 무시하고
               그대들 부부는 죽어서까지 서로 사랑하려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이 두 무덤을 하나로 합쳐 보라구.
               나도 그것까지는 방해하지 않을 테니까. 라고 말하며
               마을 사람들에게 명하여 한빙의 무덤과 마주보게 하여
               그녀를 묻게 하였다.

               며칠 후 두 개의 무덤 끝에서 한 그루씩의
               가래나무가 나와 열흘이 되자 한 아름 이상이 되었다.
               그리고 서로 줄기를 굽혀 가까와지고
               흙속에서 뿌리가 뒤엉키고
               지상에서는 가지들이 서로 뒤엉키었다.
               또 나무 위에서는 자웅 한 쌍의 원앙새가 집을 만들어
               밤낮으로 그곳을 떠나지 않고
               목을 서로 휘감고 슬프게 울었다.
               송나라 사람들은 두 사람의 일을 불쌍히 생각하여
               그 나무를 상사수(相思樹)라고 이름 붙였다.
               황하 남쪽의 사람들은
               이 새는 한빙 부부가 새로 태어난 것이라 말하고 있다.
               지금도 수양에는 한빙성이 있고
               두 사람의 노래도 지금까지 전하여지고 있다.

               이 한빙 부부의 이야기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원앙지계(鴛鴦之契)이다.

               원앙지계(鴛鴦之契)란
               원앙새는 암수가 서로 떨어지지 않고 지내는 새이니
               부부가 서로 하락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