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봄날 새벽이 된 줄도 모르고 늦게까지 깊은 잠이 들어 있었다는 고사성어 춘면불각효(春眠不覺曉)

박남량 narciso 2015. 5. 11. 10:02


봄날 새벽이 된 줄도 모르고 늦게까지 깊은 잠이 들어 있었다는 고사성어 춘면불각효(春眠不覺曉)





중국 당(唐)나라의 시인 맹호연(孟浩然 689-740)의 춘효(春曉)라는 시 글귀에 이르면 봄밤의 잠은 인생의 달관으로 이어진다. 봄날 늦잠을 자고 난 맹호연(孟浩然)이 아침 풍경을 보고 봄이 감을 애석하게 여기는 심정을 그린 시이다.

春眠不覺曉(춘면불각효)
處處聞啼鳥(처처문제조)
夜來風雨聲(야내풍우성)
花落知多少(화낙지다소)


어느 봄날 아침에

봄 잠이 새벽을 깨닫지 못하니
곳곳에 우는 새소리를 듣는다
밤에 온 비바람 소리에
꽃이 얼마나 떨어졌을까를 안다

이 시는 언뜻 보기엔 봄의 한가함을 노래한 것 같은 시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 그 속에는 봄을 시샘하는 비바람과 덧없이 지고 만 꽃의 허무함을 담담하게 현실로 바라보는 서글픔과 인생을 달관(達觀)한 태도가 함께 깃들어 있다는 평을 듣는다. 봄의 생명력과 활력에 대한 경이함과 하룻밤 비바람에 떨어지는 꽃잎과 같은 죽어가는 생명에 대한 연민을 대조적으로 표현하였다.

조선 숙종 때 사람으로 정민교(鄭敏僑 1697-1731)의 시조인 간밤에 불던 바람에 만정도화(滿庭桃花) 다 졌겠다를 읽어보자. 정민교(鄭敏僑)는 조선 후기의 가객(歌客) 김천택(金天澤)이 고려 말엽부터 편찬 당시까지의 여러 사람의 시조를 모아 엮은 시조집 청구영언(靑丘永言)의 서문을 쓴 정내교(鄭來僑 1681-1757)의 아우이다.

간밤에 부던 바람에 만정도화(滿庭桃花) 다 지거다
아이는 비를 들고 쓸려고 하는구나
낙환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엇하리오.

지난밤 불던 바람에 뜰에 가득 피어 있던 복숭아꽃이 다 떨어져 버렸다. 철 모르는 아이는 비를 들고 그것을 다 쓸어 버리려고 하는구나. 떨어진 꽃인들 꽃이 아니냐 구태여 쓸어 무엇하겠느냐 그냥 두고 보는 것이 더 풍취 있는 일이 아니냐는 내용의 시상(詩想)이 같은 것이 아닐는지.


맹호연(孟浩然 689-740)의 춘효(春曉)라는 시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춘면불각효(春眠不覺曉)이다.

춘면불각효(春眠不覺曉)란 봄은 밤이 짧기 때문에 잠이 곤하여 날이 새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는 뜻으로 한가한 봄날 새벽이 된 줄도 모르고 늦게까지 깊은 잠이 들어 있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