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설화

보물성의 열쇠 앵초

박남량 narciso 2007. 4. 26. 09:35



보물성의 열쇠 앵초



독일의 작은 마을에
리스베스라는 여자아이가 살고 있었다.
리스베스의 어머니는 병으로
걷는 것은 물론 일어날 기운조차 없었다.
리스베스의 어머니가 어느 봄날
들판은 꽃으로 가득하겠구나 하니
리스베스는 어머니가 앵초를 보면
금방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들판으로 앵초를 꺾으러 달려갔다. 
앵초는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연분홍색의 작은 꽃잎은
방긋 웃고 있는 천사와 같았다.



리스베스는 앵초를 꺽으려고 손을 뻗다가
꽃을 꺽는 건 꽃을 괴롭히는 일이라며
꺽인 꽃은 들판에 있을 때보다
훨씬 빨리 시들어 버릴 것이라
생각이 들어 마음이 흔들렸다.
그러나 어머니가 앵초를 보면
병이 금방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뿌리째 뽑아 가 화분에 심어서
햇볕이 잘드는 창가에 놓으면 앵초들은
들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피어 있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 앵초야, 열심히 보살피고 아껴 줄테니까
날 용서해 주렴」
리스베스는 그렇게 말하고
앵초를 한 포기 파냈다.
수많은 친구들에게 에워싸여서
피어 있던 앵초를 한 떨기만 가지고
돌아가자니 불쌍해서 결딜 수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리스베스 앞에
연녹색 날개옷을 펄럭이며 요정이 내려왔다.
「 축하해요. 당신이 맞추었어요.
우리가 지키는 보물성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무슨 말인지 영문을 몰랐다.
「 저를 따라 오세요. 성으로 안내 할께요.」
리스베스는 요정을 따라갔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름다운 성으로 데려갔다.
「 요정이 지키는 성이야.
성 안에는 보물들이 가득 차 있지」
낭랑한 목소리로 요정이 말했다.
「 어떤 힘으로도 성문을 열지 못해.
문을 여는 열쇠는 앵초뿐이야.
봄이 올 때 마다 들에는 많은 앵초가 피지.
똑같아 보이는 앵초 중의 단 한 송이가
성문을 열 수 있는 열쇠야.」



마을에는 옛부터 전해오는 이야기였지만
리스베스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요정은 리스베스가 꼭 쥐고 있는
앵초의 뿌리를 가리켰다.
겨자씨만한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것이 보물성의 열쇠라는 표시였다.
「 마음씨 착한 리스베스에게
하느님이 선물로 주신거야」
보물성 성문에 앵초를 댄 순간
조용히 문이 열렸다.



성 안은 온갖 보석이 쌓여 있었다.
「 리스베스. 행운을 놓쳐서는 안 돼.
문은 금방 닫힐거야」
보물성의 문이 열려 있는 것은 잠깐이었다.
요정은 닥치는대로 보석을 주머니에 집어 넣고는
리스베스의 손을 끌고 얼른 문 밖으로 나왔다.
요정은 리스베스의 뺨에 키스를 하더니
상냥하게 속삭였다.
「 네 행운을 부디 소중하게 쓰렴」
리스베스가 미처 대답을 끝내기도 전에
요정도 보물성도 사라져 버렸다.
리스베스는 어머니와 행복하게 살았지만
두 번 다시 앵초열쇠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독일의 전설입니다.



앵초의 꽃말은
첫사랑, 청춘시대라고 합니다.
보물성의 열쇠가 더 멋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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