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벼슬이 곧 돈벌이라는 고사성어 승관발재(升官發財)

박남량 narciso 2015. 9. 18. 08:31

 

 
벼슬이 곧 돈벌이라는 고사성어 승관발재(升官發財)



 

 

후한 말 삼국 시대 오(吳)나라 손권(孫權)을 섬긴 관리로 우번(虞翻)이라는 역경(易經)에 밝은 정치가가 있었다. 당시 최대 군주인 조조(曹操)로부터 부름을 받았으나 도척(盜跖=도적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도적)이 남는 재산으로 훌륭한 집안을 더럽히려고 하는가라며  응하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져 온다. 우번(虞翻)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면 그 주장을 관철하는 인물로 주군인 손권(孫權)에 대해서도 잘못된 행동을 하면 반드시 말하였다.

우번(虞翻)은 청렴 결백하기로 유명하였으며 항상 관리들의 독직(瀆職)을 경계하고 있었다. 청렴 결백한 선비는 부정한 물건을 받지 않는다는 말을 빗대어 우번(虞翻)이 이렇게 말하였다. 오지(吳志) 우번전(虞翻傳)에 실린 말이다.

瑚珀不取腐芥(호박불취부개)
호박과 같이 아름다운 보석은 썩은 먼지를 흡수하지 않는다.』

우번(虞翻)의 이 말은 호박(瑚珀)과 같은 아름다운 보석은 먼지를 흡취하는 성질은 있지만 썩은 먼지는 흡취하지 않는다는 말로 청렴 결백한 사람은 부정품을 취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손권(孫權)이 오(吳)나라 대국왕(大國王)이 되어 축하연이 벌어졌다. 술을 좋아한 손권(孫權)은 술잔을 돌렸는데 우번(虞翻)은 취하여 쓰러진 척하여 마시지 않았다. 손권(孫權)이 지나가자 우번(虞翻)은 태연히 일어나 손권(孫權)을 분노하게 하였다.

또 손권(孫權)과 장소(張昭)가 신선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듣고는 이렇게 조롱하였다.

『죽은 자들이 신선에 대하여 논하고 있구나. 신선은 있을 리가 없을 터인데 말입니다.』

이런 일이 거듭되자 손권(孫權)은 우번(虞翻)을 교주(交州)로 쫓아내었다. 우번(虞翻)은 교주(交州)에서 문하생을 가르치며 돌아가지 못하고 그곳에서 70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다.

우리의 공복(公僕)들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중국의 전통인 승관발재(升官發財)의 잔재를 여전히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게 된다. 관료로 등용되어 권력의 일부에 끼여드는 것을 정상적인 축재방법으로 여기는 사고방식은 혁파의 대상이다.


오지(吳志) 우번전(虞翻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승관발재(升官發財)이다.

승관발재(升官發財)란 관리가 되면 자연스레 돈을 벌거나 재물이 따라 들어온다는 뜻으로 벼슬이 곧 돈벌이라는 말이다. 관리가 되어 돈벌이를 하는 것이 봉건 시대 중국의 민간에서는 최대의 복으로 여기고 열망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