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벼슬을 함부로 준다는 고사성어 구미속초(狗尾續貂)

박남량 narciso 2018. 5. 21. 14:53


벼슬을 함부로 준다는 고사성어 구미속초(狗尾續貂)



중국 진(晉)나라 사마륜(司馬倫 249-301)은 사마중달(司馬仲達)이 만년에 아홉 번째로 낳은 막내아들로 성정이 흉포하고 글월을 읽지 못할 정도로 무식했다. 그는 황제의 자리에 오를 서열은 아니었지만  야욕을 드러내어 황위를 찬탈한다. 그래서 그는 벼슬을 미끼로 사람들의 환심을 사고자 했다. 시쳇말로 개나소나 관직을 제수해 황궁에 벼슬이 넘쳐났다.

그런데 자기 사람들에게 관직을 지나치게 많이 남발한 탓으로 수많은 관원들의 모자를 장식하는 담비 꼬리가 모자랐다. 당시에는 관리가 머리에 쓰는 모자에 담비 꼬리와 매미 날개를 붙였는데 막무가내로 관리를 임명하게 되자 담비 꼬리가 부족하게 되었다.

하는 수없이 새로이 임명되는 관리들은 구하기 어려운 담비 꼬리 대신 개 꼬리로 장식하게 했다. 사람들이 이를 두고 조롱한 데에서 유래된 말이 구미속초(狗尾續貂)이다. 진서(晉書)의 조왕륜전(趙王倫傳))에 이런 말이 나올 정도이다.


其餘同謀者咸超階越次(기여동모자함초계월차)  不可勝記(불가승기) 
至於奴卒斯役亦加以爵位(지어노졸사역역가이작위)  每朝會(매조회)  貂蟬盈坐(초선영좌) 
時人爲之諺曰(시인위지언왈)  貂不足(초부족)  狗尾續(구미속)

사마륜(司馬倫)이 황제가 되자 그의 친척들과 친구들도 벼슬을 하게 되었고 함께 모사를 꾸몄던 자들은 모두 단계를 뛰어넘는 승진을 했는데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리고 심지어는 종과 심부름꾼들까지도 작위를 주어 조회를 할 때마다 초선관(貂蟬冠)이 자리에 가득했다. 당시 사람들은 이렇게 말을 했다. 담비 꼬리가 부족하니 개 꼬리로 잇는구나.


사마륜(司馬倫)의 재위기간은 불과 두 달을 넘지 못했다. 폭정에다 정치의 기본도 모르는 어처구니없는 전횡에 백관이 모두 ㄷ증을 돌려 아들과 함께 처형되었다. 그의 실정사례 중 하나가 바로 관직을 남발했다는 것이다.


진서(晉書) 조왕륜전(趙王倫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구미속초(狗尾續貂)이다.

구미속초(狗尾續貂)란 개 꼬리를 노란 담비 꼬리에 잇는다는 뜻으로 좋은 것 다음에 나쁜 것을 잇는다는 말이다. 훌륭한 것에 보잘 것 없는 것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벼슬을 함부로 준다는 말이다. 어처구니 없는 자들이 관직에 오르고 불필요한 관직을 억지로 만들어 이런 자들이 관직을 차지하고 있음을 비판하는 말이다.<꽃사진: 메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