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관계가 없다는 고사성어 풍마우불상급(風馬牛不相及)

박남량 narciso 2018. 5. 24. 15:41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관계가 없다는 고사성어 풍마우불상급(風馬牛不相及)



중국의 춘추시대 제(齊)나라 환공(桓公) 29년에 있었던 일이다. 제환공(齊桓公)에게는 세 명의 정실부인이 있었다. 왕희(王姬), 서희(徐姬), 채희(蔡姬)가 그들이다. 어느 날 환공(桓公)이 채희(蔡姬)와 함께 연못에 배를 띄우고 놀고 있었다.

채희(蔡姬)는 채(蔡)나라가 바친 공녀였는데 성장한 곳이 물이 많은 곳이었기 때문에 물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환공(桓公)을 놀려 주고 싶어 일부러 배를 흔들었다. 겁에 질린 환공(桓公)은 흔들지 말라고 하였지만, 채희(蔡姬)는 재미있어 더욱더 세게 흔들며 장난을 멈추지 않았다.

이 일로 화가 난 환공(桓公)은 궁궐로 돌아오자마자 채희(蔡姬)를 친정인 채(蔡)나라로 돌려 보냈다. 그러나 관계는 끊지 않았다. 그런데 채(蔡)나라에서는 환공(桓公)의 처사에 붊만을 품고 그녀를 다른 사람에게 개가시켜 버렸다. 환공(桓公)은 이것을 빌미로 군사를 일으켜 채(蔡)나라를 멸망시키고 말았다.

춘추시대 패자로서 개인적 감정이 개재된 명분 약한 전쟁을 일으켜 내심 떨떠름했던 환공(桓公)은 채(蔡)나라를 공략한 여세를 몰아 제후들의 나라를 자주 침범한 초(楚)나라 토벌에 나섰다. 중국 남방의 초(楚)나라는 나라도 컸거니와 제(齊)나라와는 멀이 떨어져 있었기에 제환공(齊桓公)에게 순순히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

제환공(齊桓公)은 초(楚)나라 국경과 인접한 소릉까지 진군하였다. 이에 놀란 초(楚)나라 성왕(成王)은 급히 사람을 보내어 환공(桓公)에게 이렇게 물었다.

"風馬牛不相及(풍마우불상급)  임금은 북해에 있고 과인은 남쪽에 있어 서로 만나기 어려울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는데 무슨 연유로 이곳까지 왔습니까?"

이에 제(齊)나라 국상 관중(管仲)이 나서서 대답했다.

옛날 주(周)의 소강공(召康公)이 우리 선군 태공망(太公望)에게 명하시기를 천하 제후 중에서 죄있는 자를 토벌하여 주(周) 왕실을 돕게 하였고. 그런데 이제 초(楚)는 공물로서 포모(苞茅)를 바치지 않으므로 왕의 제사에 쓸 술을 걸를 때 따로 재강을 걸러낼 수가 없소. 그러므로 우리는 초(楚)의 공물을 구하러 온 것이오. 또 주(周)의 소왕(召王)이 남방으로 사냥을 나왔을 때 한수(漢水)에서 익사하셨는데 그 사정도 자세히 알아야겠기에 온 것이오."

제때 바치지 않은 일과 주나라의 소왕(召王)이 한수에서 익사한 일을 알기 위해 출동했다고 설명했다. 사자는 공물을 제때 바치지 않은 것은 자기 나라의 잘못이지만, 소왕(召王)에 관한 것은 한수(漢水)가로 가서 알아보라고 말했다.


춘추좌씨전(春秋佐氏傳) 희공(喜公)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풍마우불상급(風馬牛不相及)이다.

풍마우불상급(風馬牛不相及)이란 구애하는 암수의 말과 소가 서로 만나기 어려울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비유하는 말이다.<꽃사진: 크리산세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