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문제점을 숨기다가 더 큰 화를 부른다는 고사성어 호질기의(護疾忌醫)

박남량 narciso 2018. 5. 31. 12:28

문제점을 숨기다가 더 큰 화를 부른다는 고사성어 호질기의(護疾忌醫)



공자(孔子)의 제자인 자로(子路 BC542-BC480)는 누군가로부터 자신의 문제점을 지적받으면 기뻐했다고 한다. 자신이 모르고 있던 문제점을 고쳐서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북송(北宋) 시대의 유학자인 염계(濂溪) 주돈이(周敦頤 1017-1073)는 그의 도덕론을 설명하고 있는 통서(通書) 과(過)편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자로는 자신의 잘못을 들으면 기뻐하여, 그 명성이 영원히 전해지게 하였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잘못이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바로잡아 주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병을 감싸 안아 숨기면서 의원을 기피하여 자신의 몸을 망치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슬프구나!"

한비자(韓非子)의 유로(喩老)편에 나오는 고사에 중국 춘추시대 의술로 편작(編鵲)의 화신이라 불렸던 명의(名醫) 진월인(秦越人)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장상군(長桑君)에게 의학을 배워 금방(禁方)의 구전과 의서를 받아 명의가 되었고 괵나라 태자의 급환을 고쳐 죽음에서 되살렸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본명보다는 편작(編鵲)이라는 별명이 더 익숙한 인물이다.

어느 날 그가 채(蔡)나라 환후를 만났다. 얼굴을 보더니 피부에 병증이 있으니 치료할 것을 권한다. 하지만 환후는 병은 없다며 그를 돌려보낸다. 열흘 후 편작(編鵲)이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걱정스런 눈빛으로 말한다.

"병증이 근육에 이르렀으니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장차 깊은 병이 될 것입니다." 환후는 역시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의사들은 병이 없는 사람을 고치기 좋아한다."고 비웃는다. 다시 열흘이 흘렀다. 편작(編鵲)은 환후에게 "병증이 내장에 이르렀으니 지금 치료하지 앟으면 위급한 상황이 됩니다."

환후는 그저 먼 산만 쳐다볼 뿐이었다. 또 다시 열흘이 지났다. 그는 환후를 바라만 보고 그냥 말없이 돌아섰다. 환후가 사람을 보내 그 까닭을 물었다. 편작(編鵲)은 병이 이미 골수에 이르러, 더 이상 치료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때까지도 환공은 그의 말을 믿지 못하고 웃음만 터뜨렸다. 그로부터 5일이 되어 환후는 갑자기 온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편작(編鵲)의 말을 믿게 되었지만 때는 이미 늦을 터였다. 편작(編鵲)을 찾았지만 이미 진나라로 도망쳤다. 환후는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보통 사람들은 스스로의 잘못은 감추려 한다. 그러나 드러나기 마련이다. 문제는 잘못이 아니라 드러난 후의 행동이다. 얼마만큼 반성하고 뉘우치느냐이다. 잘못을 알고 난 뒤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扁鵲見蔡桓公, 立有間。
扁鵲曰: 君有疾在腠理, 不治將恐深。
桓侯曰: 寡人無疾。扁鵲出。
桓侯曰: 醫之好治不病以爲功。
居十日, 扁鵲復見曰: 君之病在肌膚, 不治將益深。桓侯又不應。 扁鵲出。 桓侯又不悅。
居十日, 扁鵲復見曰: 君之病在腸胃, 不治將益深。桓侯不應。 扁鵲出。桓侯又不悅。
居十日, 扁鵲望桓侯而還走, 桓侯故使人問之。
扁鵲曰: 疾在腠理, 湯熨之所及也; 在肌膚, 鍼石之所及也; 在腸胃, 火齊之所及也; 在骨髓, 司命之所屬, 無奈何也。今在骨髓, 臣是以無請也。居五日, 桓侯體痛, 使人索扁鵲, 已逃秦矣。桓侯遂死。


주돈이(周敦頤)의 통서(通書)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호질기의(護疾忌醫)이다.

호질기의(護疾忌醫)란 자신의 병을 속이고 의사에게 보이기를 꺼린다는 뜻이다. 자신의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숨기다가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러온다는 의미이다.(꽃사진: 블루사파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