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무슨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한다는 고사성어 우전탄금(牛前彈琴)

박남량 narciso 2014. 12. 19. 11:02


무슨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한다는 고사성어 우전탄금(牛前彈琴)




중국 후한 말에 모융(牟融)이라는 학자가 있었다. 모융(牟融)은 안구(安丘)사람으로 자는 자우(子憂)이며 학문이 뛰어난 제자들이 수백에 이르렀다.
그는 불교의 교리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많은 사람이 불경을 배우려 그를 찾아왔다. 그런데 그를 찾아 온 사람들 중에 유학자가 많을 경우에는 불교의 교리를 설파할 때 불전(佛典)이 아니라 유학(儒學)의 시경이나 경서를 인용하였다.
그러므로 유학자들은 불교의 경전을 인용하지 않는 것이 의아하여 그 까닭를 물었다.

그러자 모융(牟融)은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들은 불전(佛典)을 읽은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난 당신들이 잘 알고 있는 유교 경전의 뜻과 같은 이치를 인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이어서 노(魯)나라 악사(樂師) 공명의(公明儀)라는 사람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어느 날 공명의공명의(公明儀)가 풀을 뜯고 있는 소에게 거문고를 들려주었는데 소는 알아듣지 못하고 계속 풀을 뜯고 있었습니다. 그는 크게 실망하였으나 소에게 거문고를 타는 것은 공연한 헛수고임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모기와 등에의 울음소리와 또 젖을 먹고 있는 송아지의 울음소리를 흉내 내었더니 소는 풀 뜯기를 멈추고 꼬리를 흔들면서 귀를 기울이고 들은 체 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시경을 인용해서 불교를 설교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라고 하였다.

듣고 있던 유학자들은 머리를 끄뜩이며 크게 감탄하고 모융(牟融)의 설교에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후한 말기 모융(牟融)이 지은 모자(牟子)라는 책에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우전탄금(牛前彈琴)이다.

우전탄금(牛前彈琴)이란 소에게 거문고 소리를 들려준다는 뜻으로 우둔한 사람에게 도리를 설명해 주어도 이해하지 못하므로 헛된 일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아무리 도리와 이치에 맞게 설득해도 완고하게 제 고집만 부리면서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경우에도 사용된다.

이와 같은 뜻을 가진 사자성어로 우이독경(牛耳讀經)이 있으며 속담으로 쇠귀에 경 읽기와 유사하다. 즉 그것을 이해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무용지물(無用之物)이라는 뜻이다.<사진: 부산 다대포 롤운대와 다대포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