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다가 차가워지는 세태라는 고사성어 염량세태(炎凉世態)
炎而附 寒而棄 따뜻하면 붙고 추우면 놓아 버린다는 말이 있다. 뜨거웠다가 차가워지는 세태를 뜻하는 말로 염량세태(炎凉世態)를 말한다. 권세가 있을 때에는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루다가 권세가 떨어지면 문전작라(門前雀羅)가 되는 꼴이다.
"정승 개 죽은 데는 문상을 가도 정승 죽은 데는 문상 안 간다." 는 속담이 있다. 권력을 가진 자 앞에서는 아첨을 하다가도 그가 죽으면 뒤도 돌아보지 아니함을 말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라는 속담도 있다. 자기에게 이로우면 따라붙고 불리하면 배척하는 이기적인 사람을 두고 하는 속담이다.
중국 전국시대 제(齊)나라의 권력가 맹상군(孟嘗君 ? - BC 279))의 이야기이다.
맹상군(孟嘗君)이라면 대단한 수의 식객(食客)들을 거두고 잘 대접한 것으로 유명하다.
맹상군(孟嘗君)은 권력을 잡고 세도를 부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선비나 기거할 곳 없는 지사 등 재주 있는 자들을 마다하지 않고 식객(食客)으로 받아들였다. 식객(食客) 중에서 자질이 뛰어난 이도 많아서 그 자체로 그의 명망을 높이고 자산이 되기도 했다.
진(秦)나라에서 맹상군(孟嘗君)을 두려워해 실각시키고자 유언비어를 퍼트린다. 식객(食客)이 늘어나고 위세가 날로 커져가는 것에 불안을 느낀 제(齊)나라 임금은 맹상군을 나라 밖으로 쫓아냈다. 그러자 그간 대접을 받던 식객(食客)들은 의리도 없이 모두 떠나가 버렸다.
그러다 식객(食客) 중 진(秦)나라와 제(齊)나라의 역학관계를 꿰뚫어보고 있는 풍환이라는 자가 맹상군(孟嘗君)을 복위시킨다. 제(齊)나라 임금 역시 맹상군(孟嘗君)을 쫓아낸 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다시 불러들여 복권을 시키니 떠나갔던 식객(食客)들이 다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핵심 참모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아침이면 시장으로 모여들고 저녁이면 모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가는 것은 사람들이 아침시장(朝市)을 특별히 편애하고 저녁시장(夕市)을 유달리 미워해서가 아닙니다. 저녁시장(夕市)에는 필요한 물건이 이미 다 팔리고 없는 지라 떠나갈 뿐입니다. 주군이 권세를 잃자 떠나간 것이고 다시 되찾자 모여들 뿐이니 이는 자연스런 것입니다. 속으로 원망은 되겠지만 저들을 물리치지 마십시오. 모두 주군의 힘이 되는 것입니다.』
인간의 본성은 맹자(孟子)가 주장한 것처럼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덕성에 기초한 게 아니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지적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언급처럼 인의예지(仁義禮智)는 사회공동체 내지 국가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덕목으로 제시된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생존본능의 탓으로 조그마한 이익이 있으면 마구 내달리는 호리지성(好利之性)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동시에 태어날 때부터 사회공동체 내지 국가공동체 내에서 삶을 영위하는 까닭에 명예를 숭상하는 호명지심(好名之心)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염량세태(炎凉世態) 는 바로 명리(名利)를 향한 원초적인 본능 때문에 자연스럽게 촉발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야기되는 고사성어가 염량세태(炎凉世態)이다.
염량세태(炎凉世態)란 뜨거웠다가 차가워지는 세태라는 뜻으로 권세가 있을 때에는 아첨하여 쫓고 권세가 떨어지면 푸대접하는 세속의 형편을 두고 하는 말이다.
饑則附 飽則颺 燠則趨 寒則棄 人情通換也
배고프면 달라붙고 배부르면 떠나가며 따뜻하면 몰려들고 추우면 버리리니 이것이 바로 인정의 병폐이다. 채근담에서 깨우쳐주는 진리이다.
<사진: 부산 다대포 몰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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