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를 다 잡으면 사냥개를 삶는다는 고사성어 교토사주구팽(狡兎死走拘烹)
이 이야기는 중국 사기(史記)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나온다. 초(楚)나라 패왕 항우(項羽 BC2332-BC202)가 망하고 한왕 유방(劉邦 BC247-BC195)이 제위에 올라 한나라의 고조가 되었다. 그 이듬해 유방은 제후들에게 다음과 같은 교서를 내렸다.
"짐이 이제부터 운몽호(雲夢湖)에 행차하니 그대들도 짐을 따르도록 초(楚)의 진(陳)에 모이라."
거기엔 이유가 있었다. 당시 한신(韓信 BC230-BC196)은 초왕(楚王)으로 책봉되어 있었는데 한신(韓信)에게는 항우(項羽)의 용쟁이었던 종리매(鐘離昧)가 숨어 있었다. 그런데 유방(劉邦)은 항우(項羽)와의 싸움에서 여러 번 자신을 괴롭혔던 종리매(鐘離昧)를 미워하고 있었으며, 한신(韓信)에게 종리매(鐘離昧)를 체포하라고 명하였으나 한신(韓信)은 이를 듣지 않고 오히려 숨겨 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걸 안 어떤 자가 한신이 역심(逆心)을 품고 있다고 모함하자 유방(劉邦)은 진평(陳平)의 책략을 받아 들여 행차를 구실로 제후군(諸侯群)을 소집했던 것이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한신(韓信)은 종리매(鐘離昧)를 죽여 그의 머리를 유방에게 주면 자신의 결백이 증명되리라 생각했다. 이러한한신(韓信)의 뜻을 안 종리매(鐘離昧)가 한신(韓信)에게 이렇게 말하며 스스로 목을 잘라 죽었다.
"유방이 초나라를 습격하지 않는 것은 자네 집에 내가 있기 때문일세. 그런데도 나를 죽여 유비에게 아첨한다면 자네도 이어 죽을 걸세. 정말 한심한 친구로군. 정 그렇다면 내가 죽어주지."
한신(韓信)이 그 목을 가지고 유방(劉邦)에게로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반역죄로 체포되었다. 한신(韓信)은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아아, 狡兎死而走拘烹 교활한 토끼가 죽어서 좋은 사냥개를 끓여 죽음을 당하게 하고, 적국이 패하고 모신(謀臣)이 망한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구나. 한나라에 충성을 다한 내가 이번엔 유방에게 죽음을 당하다니!"
중국 사기(史記)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교토사주구팽(狡兎死走拘烹)이다.
교토사주구팽(狡兎死走拘烹)이란 교활한 토끼가 다 잡히고 나면 충실한 사냥개가 잡아먹힌다는 뜻으로 물을 건너면 지팡이를 버린다는 말이다. 필요할 때만 지나면 그 소용이 없어지니 몰인정하게 내 버리는 세상 인심을 비유하는 말이다.
<꽃사진: 펜타스(Pen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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