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마음이 한가해야 정신이 활발하다는 고사성어 심한신왕(心閒神旺)

박남량 narciso 2020. 3. 19. 17:03


마음이 한가해야 정신이 활발하다는 고사성어 심한신왕(心閒神旺)



고요해야 평화가 깃든다. 마음이 이리저리 휘둘리면 정신이 쉬 지친다. 참됨을 간직하니 뜻이 충만해진다. 바깥 사물에 정신이 팔리면 뜻을 가누기가 힘들다. 고요해야 활발하다. 흔들리면 어지럽다. 잡다한 속세에 치어 이리저리 끌려다니다 보면 뜻도 덩달아 미친 널을 뛴다. 답답해 깊은 산속을 찾아서도 머릿속엔 온통 딴 궁리만 가득하다. 정신이 왕성한 것과 마음이 바쁜 것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송(宋)나라 때 이종이(李宗易)가 지은 정거(靜居)라는 시(詩)가 있다.

大都心足身還足(대도심족신환족) 只恐身閑心未閑(지공신한심미한)
但得心閑隨處樂(단득심한수처락) 不須朝市輿雲山(불수조시여운산)

마음이 넉넉하면 몸도 따라 넉넉하다 / 몸 한가한데 마음만 바쁜 것이 다만 걱정일세
마음이 한가로워 어디서건 즐긴다면 / 조시와 구름 산을 따질 것 굳이 없네

문제는 마음이다. 마음이 여유로워 지면 일거수일투족에 유유자적이 절로 밴다. 걱정할 일은 몸은 한가로운데 마음이 한가롭지 못한 상태이다. 갑자기 일에서 놓여나 몸이 근질근질해지면,공연히 쓸데 없는 생각이 많아진다. 몸뚱이는 편한데 마음은 더없이 불편하다. 관건은 몸을 어디 두느냐가 아니라 마음을 어디에 두느냐에 달려 있다. 사람은 '心足身還足(심족신환족)  마음이 넉넉해 몸도 따라 넉넉해야, 身閑心未閑(신한심미한)  몸은 한가한데 마음은 한가롭지 못한 지경'이 되면 안된다.


청(淸) 말의 전각가 등석여(鄧石如)의 인보(印譜)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심한신왕(心閒神旺)이다.

심한신왕(心閒神旺)이란 마음이 한가하니 정신의 활동이 오히려 왕성해진다는 말이다.
<꽃사진: 페라고늄 랜디(Pelargonium-Ran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