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바꾸어 맨다는 고사성어 해현갱장(解弦更張)

박남량 narciso 2020. 3. 11. 18:14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바꾸어 맨다는 고사성어 해현갱장(解弦更張)



중국 한(漢)나라 유학자(儒學者)인 동중서(董仲舒)가 박사(博士)의 직위를 받아 처음으로 관직에 나가 무제(武帝)에게 올린 글이 현량대책(賢良對策)이다. 동중서(董仲舒)는 현량대책(賢良對策)을 통해 이렇게 설파했다.

"거문고 줄을 바꿔야 하는데도 바꾸지 않으면 훌륭한 연주가라도 조화로운 소리를 낼 수 없다. 개혁해야 하는데도 이를 실행하지 않으면 대현(大賢)조차도 잘 다스일 수가 없는 것과 같다."

어느 날 무제(武帝)가 국사(國事)에 대해 소견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 한(漢)나라는 진(秦)나라의 뒤를 이어받아 썩은 나무와 같고, 똥으로 뒤덮인 담장과 같은 지경이니 아무리 이 나라를 잘 다스리려고 하더라도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습니다. 명령을 내리면 속임수가 일어나서 힘을 들이면 들일수록 무의미 할 뿐입니다. 비유하자면 거문고의 소리가 맞지 않으면 반드시 줄을 풀어서 새롭게 매어야만 제 소리를 내고 연주가 가능한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정치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심한 경우 반드시 법을 바꾸어 개혁함으로써 교화를 베풀어야 다스려지는 것입니다. 解弦更張 새롭게 줄을 매어야 할 때 새로 매지 않는다면 아무리 훌륭한 악사가 있다한들 연주를 잘 할 수 없듯이, 개혁해야 할 때 개혁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위대한 현인(賢人)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나라를 제대로 통치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漢)나라가 천하를 차지한 이래로 개혁해야 할 때를 잃고 개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서(漢書) 동중서전(董仲舒傳)에 나온다. 한(漢)나라는 진(秦)나라를 이었다. 하지만 진나라의 제도로는 나라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을 방법이 없었다. 그는 옛 제도로 새 나라의 질서를 바로잡으려는 것은 끓는 물로 뜨거운 물을 식히고, 섶을 안고 불을 끄겠다는 격이라고 했다. 거문고 줄이 영 안 맞으면 줄을 풀어 다시 매는 것이 옳다. 정치가 난맥상을 보이면 방법을 바꿔 다시 펼쳐야만 질서가 바로잡힌다. 줄을 바꿔야 할 때 안 바꾸면 훌륭한 악공도 연주를 못한다. 고쳐야 하는데 안 고치면 아무리 어진 임금도 다스릴 수가 없다.

어려울 때 일수록 긴장을 늦추지 않고 기본으로 돌아가 원칙에 충실하자는 의미이다. 오래됨과 편안함은 관성과 타성의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고 과거의 제도나 관습에 안주아헤 되면 오래가지 못한다. 줄이 낡아 오래되면 아예 줄을 죄 풀어서 새 줄로 다시 매야 옳다. 늘어지던 소리가 찰지게 되고, 흐트러진 음이 제 자리를 찾는다. 이것이 해현갱장(解弦更張)이다.


중국 한서(漢書) 동중서전(董仲舒傳)에서 유래하는 고사성어가 해현갱장(解弦更張)이다.

해현갱장(解弦更張)이란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팽팽하게 바꾸어 맨다는 뜻으로 정치적, 사회적 제도를 개혁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신속하게 정확하게 해결하겠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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