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땔나무를 안고 불을 끈다는 고사성어 포신구화(抱薪求火)

박남량 narciso 2018. 4. 6. 14:26


땔나무를 안고 불을 끈다는 고사성어 포신구화(抱薪求火)



중국 전국시대 말기의 일이다. 안리왕(安釐王) 원년에 국력이 나날이 강대해진 진(秦)나라는 범저(范雎)가 주창한 원교근공(遠交近攻) 정책을 펴 가까운 나라를 끊임없이 침략해 영토를 확장해 갔다. 이 정책으로 인해 위(魏)나라도 진(秦)나라로부터 연거푸 침공당해 영토를 점령당했다.

이처럼 진(秦)나라의 영토 침공이 계속되자, 위(魏)나라 백성들은 진(秦)나라를 두려워해 저항조차 하지 않았다. 이때 위(魏)나라 장수 단간자(段干子)가 난양[南陽]을 할양하고 강화를 맺을 것을 왕에게 건의했다. 그러자 전술가 소대(蘇代)가 위(魏)나라 왕에게 이렇게 충고를 했다.

"欲璽者段干子也, 欲地者秦也, 且夫以地事秦, 譬猶抱薪救火, 薪不盡, 火不滅
관직을 원하는 사람은 단간자이며, 땅을 원하는 자는 진나라입니다. 이제 왕께서 땅을 원하는 자에게 관리를 제어하게 하고, 관직을 원하는 자에게 땅을 제어하게 한다면, 진나라에게 위나라의 땅을 모두 주지 않는 한 진나라도 계속 욕심을 부릴 것입니다. 더구나 땅으로 진나라를 섬긴다니, 마치 땔나무를 안고 불을 끄려고 하는 것과 같이 땔나무가 다할 때까지 불도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소대(蘇代)의 충고에 위(魏)나라 왕이 대답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이 이미 시작되어 바꿀 수가 없군요."

그러나 위(魏)나라 왕은 소대(蘇代)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난양지구를 진(秦)나라에 할양하고 화의를 제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진(秦)나라는 소대(蘇代)의 충고대로 화의를 맺고도 침공을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위(魏)나라 땅을 빼앗았다.

위(魏)나라 왕이 죽고 그 아들이 왕위에 오르자, 진(秦)나라는 위(魏)나라를 공격하여 성을  빼앗아 진(秦)나라의 동군(東郡)이라 했다. 위(魏)나라는 마침내 저항할 힘을 잃고 멸망했다.


사기(史記) 위세가(魏世家)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포신구화(抱薪求火)이다.

포신구화(抱薪求火)란 불을 끄러 섶을 안고 불 속으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해(害)를 제거하려다 오히려 더 크게 하거나 조장한다는 말이다. 잘못된 방법으로 재앙을 막으려 하다가 오히려 재난이 더 커지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