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퇴진하는 군사는 막지 않는다는 고시성어 귀사물갈(歸師勿遏)

박남량 narciso 2018. 4. 11. 12:25


퇴진하는 군사는 막지 않는다는 고시성어 귀사물갈(歸師勿遏)



어느 날 촉(蜀)나라 소부대가 위(魏)나라 본진을 기습했다. 허를 찔렸지만 사마중달(司馬仲達 179-251)은 당황하지 않고 적의 기습부대를 격파했다. 그 때 부장 장합(張郃)에게 일군을 주어서 패주하는 적군을 추격하라고 명령했다.

장합(張郃)은 주저했다.
"병법에는 '달아나는 적은 쫓아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상관없다. 요즘 아군은 계속 패하기만 하고 있다. 사기앙양을 위해서라도 이번에 적을 섬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장합(張郃)의 부대는 패주하는 촉나라의 기습부대를 쫓아 목문곡(木門谷)까지 진격했을 때 촉군이 되돌아서는 바람에 거기서 치열한 백병전이 벌어졌다. 이때 구원하러 나온 촉장(蜀將) 강유(姜維)가 쏜 화살이 정통으로 장합(張郃)의 오른쪽 가슴에 꽂혔다. 이 상처로 인해 위나라의 용장 장합(張郃)은 전사했다.

병법서 <손자>의 구변편(九變篇)에 야전에서의 금기(禁忌) 중에 歸師勿遏 (귀사물갈)  퇴진하는 군사는 막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상처를 입고 돌아갈 마음이 간절한 적을 억지로 막으면 오히려 물어뜯긴다는 말이다.

연전연패로 평소의 신중성을 잃은 사마중달(司馬仲達)은 이 금기를 저질러서 장합을 잃은 것이다. '달아나는 적을 막다른 곳까지 몰아넣지 말라'느니, '적을 포위할 때는 반드시 퇴로를 남겨두라'느니 하는 전법은 중국의 무장들의 상식이었다.

銳卒勿攻 (예졸물공)
餌兵勿食 (이병물식)
歸師勿遏 (귀사물갈)
圍師必闕 (위사필궐)
窮寇勿迫 (궁구물박)
此用兵之法也 (차용병지법야)

예리한 군사는 공격하지 않는다
상대가 미끼로 주는 음식은 먹지 않는다
퇴진하는 군사는 막지 않는다
포위된 군사들에게는 반드시 도망갈 틈을 주며
궁지에 몰린 적을 압박하지 않는다
이것이 곧 군사를 운용하는 방법이다.

전쟁의 철학과 도를 언급한 병법의 대가 손자(孫子)는 지켜야 할 도리를 다해 만인을 평안케 하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행하며 예와 인으로 실천하는 것이 지도자 역할임을 강조했다.


손자의 병법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귀사물갈(歸師勿遏)이다.

귀사물갈(歸師勿遏)이란 지도자가 지켜야 할 전쟁의 철학과 도(道)의 하나로 퇴진하는 군사를 막지 말라는 말이다.
<꽃사진: 두송반도 가는 길에 조성된 유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