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대인관계를 잘못하면 친구들도 적이 될 수 있다는 고사성어 주중적국(舟中敵國)

박남량 narciso 2017. 10. 30. 15:42


대인관계를 잘못하면 친구들도 적이 될 수 있다는 고사성어 주중적국(舟中敵國)



위(魏)나라 무후(武侯)는 독선적이고 교만한 인물이었다. 무후(武侯)는 군주의 자리에 오르고 나서 얼마되지 않아 오기(吳起)가 있는 서하성으로 순행(巡行)을 한다. 무후(武侯)가 서하 호수에 유람선을 띄워 놓고 한껏 기분을 내다가 한마디 한다.

"美哉乎山河之固  此魏國之寶也 (미재호산하지고 차위국지보야)  아름답도다! 산하의 견고함이여, 이야말로 위나라의 보배로다!"

그러자 따라온 신하 가운데 하나가 비위를 맞추기 위해 맞장구치며 아부를 한다. 

"그렇습니다. 주군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서하가 있는 한 우리 위(魏)나라는 절대 걱정이 없습니다."

그러자 오기(吳起)가 그 신하를 노려보더니 무후에게 한마디 한다.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군주의 말씀은 나라를 위태롭게 합니다. 그런데도 이자는 맞장구까지 치니 이는 위태로운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일입니다."

흥이 깨진 무후(武侯)가 무슨 까닭에 그런 말을 하는지 물었다. 

오기(吳起)가 답하여 말했다.

"옛날에 삼묘씨(三苗氏)는 왼쪽으로는 동정호(洞廷湖) 오른쪽으로는 팽려호(彭려湖)를 끼고 있었지만 덕으로 정치를 하지 않았기에 우(禹)임금에게 멸망당했으며,

하(夏)나라 걸(桀)왕이 살았던 곳도 왼쪽으로는 황하와 제수(濟水)가 있었고 오른쪽으로는 태산(泰山)과 화산(華山)이 있었고, 이궐(伊闕)산이 남쪽에 있고 양장(羊腸)이라는 험한 길이 북쪽에 있었으나, 인정을 베풀지 않아 탕(湯)왕이 그를 쫓아냈습니다.

은(殷)나라 주(紂)왕의 나라도 왼쪽에는 맹문(孟門)산이 있고 오른쪽에는 태행(太行)산이 있었고, 상산(常山)은 그 북쪽에 있었으며 또 황하가 그 남쪽을 흐르고 있었으나 덕치(德治)를 하지 못해 무왕(武王)이 그를 죽여 버렸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나라를 지키는 것은 在德不在險 (재덕불재험)  견고함은 덕에 있는 것이지 지형지세가 험준함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若君不修德, 舟中之人盡爲敵國也 (약군불수덕 주중지인진위적국야)  만약 임금께서 덕을 행하지 않으시면, 함께 강을 건너야 할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이 모두 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오기(吳起)는 덕으로 다스리지 않아 죽임을 당하고 나라도 잃은 역사의 임금을 무후(武侯)에게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나라의 보배는 험준한 지형과 산하가 아니라 위정자의 덕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오기(吳起)의 말에 무후(武侯)는 얼굴이 붉어진 채 고개를 끄덕였다.


사기(史記)의 손자(孫子) 오기열전(吳起列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주중적국(舟中敵國)이다.

주중적국(舟中敵國)이란 '배 안의 적'이라는 뜻으로 평소에 대인관계를 잘못하면 친한 친구들 마저도 변해서 적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중국에서는 '주변 사람이 떠나고 고립된 상태에 빠졌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군주가 덕을 닦지 아니하면 자기편일지라도 모두 곧 적이 될 수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꽃사진: 괭이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