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남의 의견을 존중하며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지 않는다는 고사성어 화이불창(和而不唱)

박남량 narciso 2017. 11. 3. 13:38


남의 의견을 존중하며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지 않는다는 고사성어 화이불창(和而不唱)



위(魏)나라에 애태타(哀駘它)라는 이름을 가진 아주 못생긴 곱추가 살았다. 그의 이름을 풀어보면 '애哀' 슬프게 보일 정도로 못 생겼으며, '태駘' 어리석고 느리고 아둔하며, '타它' 등이 굽은 곱사였다. 그야말로 겉모습, 능력, 집안 등 모든 것이 아주 볼품 없는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외모는 누가 보아도 호감이 가지 않았다. 대화를 할 때면 그는 거의 말이 없이 늘 남의 말을 들어줄 뿐이었다. 아무런 권력도 갖고 있지 않아서 남의 목숨을 살려준 적도 없으며, 쌓아 놓은 재물도 없어서 남의 배를 채워준 적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를 한 번이라도 만난 사람들은 두고두고 그를 그리워했으며, 그를 한 번이라도 본 여인들은 다른 사람의 부인이 되느니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노라 하였다. 그에게는 배려(配慮)와 겸손(謙遜) 그리고 겸양(謙讓)의 덕(德)이 있었던 것이다.

魯哀公(노애공) 問於仲尼曰(문어중니왈)
衛有惡人焉(위유악인언) 曰哀駘它(왈애태타)
丈夫與之處者(장부여지처자) 思而不能去也(사이불능거야)
婦人見之(부인견지) 請於父母曰(청어부모왈) 與人爲妻(여인위처)
寧爲夫子妾者(영위부자첩자) 十數而未止也(십수이미지야)
未嘗有聞其唱者也(미상유문기창자야)
常和人而已矣(상화인이이의)
无君人之位(무군인지위) 以濟乎人之死(이제호인지사)
无聚祿(무취록) 以望人之腹(이망인지복)
又以惡駭天下(우이악해천하)
和而不唱(화이불창) 知不出乎四域(지불출호사역)
且而雌雄合乎前(차이자웅합호전)
是必有異乎人者也(시필유이호인자야)
寡人召而觀之(과인소이관지) 果以惡駭天下(과이악해천하)
與寡人處(여과인처) 不至以月數(부도이월수)
而寡人有意乎(이과인유의호) 其爲人也(기위인야)
不至乎期年(부지호기년) 而寡人信之(이과인신지)
國無宰(국무재) 而寡人傳國焉(이과인전국언)
悶然而後應(민연이후응) 氾而若辭(범이약사)
寡人醜乎(과인추호) 卒授之國(졸수지국)
無幾何也(무기하야) 去寡人而行(거과인이행)
寡人卹焉(과인휼언) 若有亡也(약유망야)
若無與樂是國也(약무여락시국야)
是何人者也(시하인자야)

노애공이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위나라에 애태타라는 못생긴 사내가 있소.
장부는 그와 같이 있으면 흠모하여 떠나기를 싫어하고,
여인은 그를 만나게 되면 부모에게 다른 사내의 정처가 되기보다,
차라리 그의 첩이 되고 싶다고 졸라 대는데, 그 수가 수십 명이나 된다고 하오.
그렇다고 해서 그는 자기의 주장을 내세우는 것도 아니요,
늘 남의 의견에 동조할 뿐이라오.
또한 임금의 권세로써 죽을 사람을 구해주는 것도 아니요,
쌓아둔 재물로 사람들을 배부르게 해주는 것도 아니요,
더구나 그 흉한 꼴은 온 세상을 놀라게 할 정도이며,
동조할 뿐 의견을 내세우지 않고, 지식은 가까운 일에 국한되어 있을 따름이오.
그런데도 남녀들이 그 앞에 모이는 것은,
반드시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데가 있기 때문일게요.
과인이 그를 둘러보니, 과연 그 흉한 꼴은 세상을 놀라게 할만 했소.
과인은 그와 함께 지낸지 몇 달이 지나지 않아,
그 사람됨에 이끌리게 되었고,
1년이 지나지 않아 그를 신뢰하게 되었소.
마침 정승이 없어 과인은 그에게 나라 일을 맡기려 했소.
그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겨우 대답했으나, 멍한 모습이 거절하는 것 같소.
과인은 쑥스러웠으나 간신히 그에게 나라 일을 맡겼소.
얼마 안되어 그는 과인 곁을 떠나버리고 말았소.
과인은 뭔가를 잃은 듯 언짢기만 하오.
이 나라에서 기쁨을 함께 나눌 이가 없는 듯하오.
과연 그는 어떤 인물이오?"


장자(莊子)의 덕충부(德充符)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화이불창(和而不唱)이다.

화이불창(和而不唱)이란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려 존중하고 옳고 그름을 따져 내 의견만을 고집하거나 내세워 주장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타인의 의견은 존중하고 따르지만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즉 남에게 동조하기는 하지만조화롭게 살면서 자기를 고집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꽃사진: 금낭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