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죽어도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가리키는 고사성어 지사미타(至死靡他)

박남량 narciso 2017. 10. 24. 11:57


죽어도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가리키는 고사성어 지사미타(至死靡他)




잣나무는 예로부터 고결하고 굳센 인품을 상징하는 나무였다. 논어(論語) 자한편(子罕篇)에 "歲寒然後知松柏之後彫也(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야)"라는 글이 있다.  "날이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듦을 안다." 는 말로 엄동설한이 되어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절개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시경(詩經)의 용풍편(鄘風篇) 백주(柏舟)라는 시(詩)에 세속의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거나 가라앉지 않고 꿋꿋하게 떠있는 잣나무배가 그려져 있다. 백주(柏舟)가 곧 잣나무배라는 뜻이다. 이 시(詩)에서 세속적 부귀 영화와 외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배필과 결혼하고자 하는 여자의 굳은 정절을 상징하는 것으로 잣나무배(柏舟)를 사용하였다.

백주(柏舟)

汎彼柏舟(범피백주)
在彼中河(재피중하)
髧彼兩髦(담피양모)
實維我儀(실유아의)
之死 矢靡他(지사 시미타)
母也天只(모야천지)
不諒人只(불량인지)

汎彼柏舟(범피백주)
在彼河側(재피하측)
髧彼兩髦(담피양모)
實維我特(실유아특)
之死 矢靡慝(지사 시미특)
母也天只(모야천지)
不諒人只(불량인지)

두둥실 떠가는 잣나무배 / 항하의 한가운데 있네 / 저 더벅머리 양쪽에 늘어뜨린 이 / 진실로 내 짝이로세 / 죽을지언정 다른 사람에겐 시집 안 가리 / 어머님은 내게 하늘이시니 / 절 못 믿으시나요

두둥실 떠가는 잣나무매 / 저 항하 가에 있네 / 저 더벅머리 양쪽에 늘어뜨린 이 / 진실로 내 짝일세 / 죽을지언정 딴 생각 품지 않으리 / 어머님은 제게 하늘이시니 / 절 못 믿으시나요

이 여인은 자신이 한 번 마음먹은 배필과 반드시 결혼하고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앞 장에서 한 말을 몇 어절만 바꾸어 반복하였으니 그만큼 시적 화자의 의지가 강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 시(詩)에 대하여 다른 이야기도 전해져 오고 있다. 공백(共伯)의 아내 공강(共姜)이 백주(柏舟)라는 시(詩)를 지어 맹세하고 절개를 지킨 고사이다.

공강(共姜)은 위(衛)나라 희후(侯)의 아들 공백(共伯)과 결혼하였는데 남편이 뜻하지 않게 요절하였다. 공강(共姜)의 친정어머니는 젊어서 청상과부가 된 딸의 앞날이 걱정되어 딸에게 여러 번 재가를 종용하였다. 그러나 공강(共姜)은 그때마다 친정어머니의 요청에 공강(共姜)은 이 시(詩)를 지어 자신의 굳은 지조를 나타내었다.


시경(詩經)의 용풍편(鄘風篇) 백주(柏舟)라는 시(詩)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지사미타(至死靡他)이다.

지사미타(至死靡他)란 죽음에 이르러도 다른 마음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애정이 변치않아 죽음이 닥치드라도 오직 한마음을 지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남편과 사별한 아내가 정절을 지켜 죽을 때까지 재혼하지 않는 경우에 비유한다.
<사진: 두송반도에서 바라 본 부산 감천항 앞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