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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각국사 의천 과 엽전 그리고 천태종
해동의 석가라는 칭호를 들은
고려의 스님 의천은
고려 11 대 왕인 문종 과 인예왕후의 사이에서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왕자스님이었던 것이다.
의천은 11 세의 나이로 영통사에 들어가
중이 되었으나 나이가 들자
송나라로 유학하여 불교를 더 깊이
공부하고 싶었지만 어머니인 왕비가
허락을 하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문종이 죽고 큰 형이 왕위에 올랐으나
석달 만에 죽고 둘째 형이 선종으로 즉위했다.
선종조차 그의 송나라 유학을 허락하지 않자
의천은 몰래 중국으로 떠났다.
송나라에서는 고려의 왕자가 불경을 공부하러
왔다는 소문을 듣고 임금 철종이 이렇게 말했다.
「 왕자가 스님이 된 것도 경사스러운 일인데
이곳으로 유학을 왔다니 경사스러운 일이로다.
그를 나라의 손님으로 모시도록 하라.」
의천은 계성사에 머물며
유성 법사 밑에서 불도를 닦았다.
어느 날 의천은
송나라의 번화한 거리에 바람을 쐬러 갔는데
그곳에서 사람들이 물건을 사면서
구리돈(엽전)을 주고 받으며 거래를 하는 것을
보고는 고려에서는 물물교환을 하는데
편리한 제도라고 생각하였다.
의천은 고려로 돌아와 흥왕사의 주지가 되어
천태교학을 정리하고 제자들을 양성하는 한편
송나라의 고승들과 서적 편지 등을 교환하면서
학문에 더욱 몰두하였다.
그 무렵 고려불교는 여러 종파로 나누어져
서로 다툼이 심하였다.
선종이 죽고 그의 아들이 대를 이으니
그가 고려 14 대 헌종이다.
헌종은 1 년 가량 왕좌에 있다가
작은 아버지이며 의천의 형인 계림공에게
왕좌를 물려주니 그가 숙종이다.
숙종은 의천을 왕의 스승으로 모셨다.
「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정치입니까?」
의천이 말하기를
「 먼저 백성이 잘 먹고 살도록 세금을 적게
거두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백성이 생활을
편하게 해주는 일입니다.
구리돈을 만들어 백성들이 물건을 사고 파는데
편리하도록 하시지요.」
숙종은 그 말을 듣고는 곧 돈을 만드는 관청인
주전도감을 세워 엽전을 만들도록 하였다.
이때 나온 엽전이
해동통보, 삼한통보, 해동중보로서
고려 백성들은 편한 개래를 할 수 있었으며
상업이 크게 발달하였다.
그리고 의천은 여러 종파로 갈린 불교를
하나로 합쳐 천태종을 세웠다.
의천이 세운 천태종에 상대가 되는 종파인
조계종은 고려후기에 지눌이라는 스님이 세운
새로운 종파이다.
의천은 47 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숙종은 의천에게
크게 깨달은 나라의 스승이란 뜻에서
대각국사라는 시호를 내렸으며
후세 사람들은 의천을 고려의 석가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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