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침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실지교비(失地交臂)
공자(孔子 BC551-BC479)의 제자 안회(顔回 BC521-BC491)는 모든 행동을 스승인 공자(孔子)를 모델로 삼았는데, 어느 날 그가 공자(孔子)에게 물었다.
“선생님께서 걸으시면 저도 걷고, 선생님께서 빨리 걸으시면 저도 빨리 걷고, 선생님께서 달리시면 저도 달립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먼지도 내지 않고 달려버리시면 저는 뒤에서 눈만 멀뚱히 뜨고 있습니다.”
공자(孔子)가 물었다.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냐?”
안회(顔回)가 대답했다.
“선생님께서 걸으시면 저도 걷는다는 것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면 저도 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빨리 걸으시면 저도 빨리 걷는다는 것은 선생님께서 이론을 펴시면 저도 이론을 편다는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달리시면 저도 달린다는 것은 선생님께서 도를 말씀하시면 저도 도를 말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먼지도 내지 않고 달려버리시면 저는 뒤에서 눈만 멀뚱히 뜨고 있다는 말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으셔도 남에게 믿음을 받고, 남과 친하려 하지 않으셔도 남들이 친하게 따르고, 벼슬이나 권력이 없어도 백성들이 굴복해 오는데 그렇게 되는 까닭을 알지 못하겠다는 말입니다.”
공자(孔子)가 말했다.
“슬픔 중에 믿음이 죽는 것 보다 더 큰 슬픔이 없고, 사람의 죽음은 그 다음 가는 슬픔이다. 해는 동쪽에서 나와 서쪽으로 들어가는데 만물은 모두가 이에 따라 방향을 정한다. 눈이 있고 발이 있는 사람들은 해를 기다렸다 일을 하기 시작한다. 해가 뜨면 세상일이 시작되고, 해가 지면 세상일도 그치는 것이다. 만물도 역시 그러니, 그것에 의해 죽기도 하고 그것에 의해 살기도 한다.
우리는 한번 형체를 타고난 이상 스스로를 멸망시키지 않고 되어 가는 대로 맡겨두어야 하고, 밖의 물건에 따라서 움직여야 한다. 변화는 낮이나 밤이나 쉬지 않으므로 그것이 끝나는 곳은 알 수 없는 것이다. 만물이 다 같이 형체를 타고났지만 운명을 미리 알아 그 앞날을 규정해 놓을 수는 없다. 그래서 나날이 자연의 변화를 따라갈 뿐이다. 吾終身與汝交臂而失之 내가 평생토록 너와 팔을 끼고 지낸다 해도 결국은 서로를 잃게 될 것이니, 슬프지 않을 수 있겠느냐?
너는 드러나 보이는 나의 겉의 것을 그대로 행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지나간 것이다. 그런데도 너는 그것이 현재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추구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텅 빈 시장에 가서 말을 사려고 하는 것과 같다. 내가 너를 생각하는 것도 매우 빨리 잊게 될 순간적인 것이고, 네가 나를 생각하는 것도 매우 빨리 잊게 될 순간적인 것이다. 그렇지만 너는 무엇을 걱정하느냐? 비록 옛날의 나를 잊어버린다해도 나에게는 언제나 잊혀질 수 없는 참된 나도 그 중에 존재하는 것이다.”
장자(莊子)의 전자방편(田子方篇)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실지교비(失地交臂)이다.
실지교비(失地交臂)란 눈 앞에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침을 비유하는 말이다.<꽃사진: 갯모밀>
顔淵問於仲尼曰(안연문어중니왈)/夫子步亦步(부자보역보)/夫子趨亦趨(부자추역추)/夫子馳亦馳(부자치역치)/夫子奔逸絶塵(부자분일절진)/而回瞠若乎後矣(이회당약호후의)/仲尼曰(중니왈)/回何謂邪(회하위사)/曰夫子步(왈부자보)/亦步也(역보야)/夫子言(부자언)/亦言也(역언야)/夫子趨(부자추)/亦趨也(역추야)/夫子辯(부자변)/亦辯也(역변야)/夫子馳(부자치)/亦馳也(역치야)/夫子言道(부자언도)/回亦言道也(회역언도야)/及奔逸絶塵而回瞠若乎後者(급분일절진이회당약호후자)/夫子不言而信(부자불언이신)/不比而周(불비이주)/無器而民滔乎前(무기이민도호전)/而不知所以然而已矣(이부지소이연이이의)/仲尼曰(중니왈)/惡可不察與(악가불찰여)/夫哀莫大於心死(부애막대어심사)/而人死亦次之(이인사역차지)/日出東方而入於西極(일출동방이입어서극)/萬物莫不比方(만물막불비방)/有首有趾者(수유지자)/待是而後成功(대시이후성공)/是出則存(시출칙존)/是入則亡(시입칙망)/萬物亦然(만물역연)/有待也而死(대야이사)/有待也而生(대야이생)/吾一受其成形(오일수기성형)/而不化以待盡/效物而動(효물이동)/日夜無隙(일야무극)/而不知其所終(이부지기소종)/薰然其成形(훈연기성형)/知命不能規乎其前(지명불능규호기전)/丘以是日徂(구이시일조)/吾終身與汝交一臂而失之(오종신여여교일비이실지)/可不哀與(가불애여)/女殆著乎吾所以著也(여태저호오소이저야)/彼已盡矣(피이진의)/而女求之以爲有(이여구지이위)/是求馬於唐肆也(시구마어당사야)/吾服女也甚忘(오복여야심망)/女服吾也亦甚忘(여복오야역심망)/雖然(수연)/女奚患焉(여해환언)/雖忘乎故吾(수망호고오)/吾有不忘者存(오불망자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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