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이미 후회하여도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의미하는 고사성어 복수난수(覆水難水)

박남량 narciso 2017. 2. 26. 14:47


이미 후회하여도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의미하는 고사성어 복수난수(覆水難水)



太公望初娶馬氏  강태공이 처음에 마씨 부인에게 장가를 들었으나 그가 아직 영달의 뜻을 이루지 못했을 무렵의 생활은 아주 가난했다. 날마다 할 일없이 낚시질이나 하고  讀書不事  공부만 하는 그를 견디다 못해 馬求去  마씨 부인은 떠나게 해달라고 청하고 떠나버렸다.

그 후 어느 날 그는 여느날처럼 연못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가 주(周)나라 임금 문왕(文王)의 눈에 띄게 되어 발탁되었다. 그 뒤 강태공은 문왕(文王)의 아들 무왕(武王)이 은(殷)나라 주왕(紂王)을 칠 때 공을 세워 산동(山東) 제(齊)나라의 제후로 봉해졌다.

어느 날 강태공이 길을 가다가 물을 긷고 있는 한 여인과 만났는데 그녀는 바로 자신과 헤어진 아내 마씨였다. 太公封齊, 馬求再合  강태공이 귀한 신분이 되었음을 안 마씨 부인은 다시 결합해달라고 청하였다.

그러자 강태공은 한 마디 말도 없이 太公取水一盆  傾於地  令婦收水  惟得其泥  마씨가 길어놓은 물을 길바닥에 쏟고는 부인에게 "이 물을 다시 동이에 담아 보아라."고 말했다. 부인이 쏟은 물을 다시 그릇에 담으려고 무진 노력을 하였으나 진흙밖에 담을 수 없었다. 강태공은 이렇게 말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若能離更合  覆水定難收  그대는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오면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기 어렵다."

이처럼 이미 저지른 일은 되돌릴 수 없다.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청(淸)의 적호(翟灝) 쓴 풍속편(風俗篇)에 나오는 주매신(朱買臣)의 이야기이다. 주매신(朱買臣)은 뒷날 무제(武帝) 때 높은 벼슬에 올랐지만 젊어서는 너무 가난하여 그의 아내가 헤어질 것을 제안했다. 그러자 주매신(朱買臣)이 이렇게 말했다.

"내 나이 오십이 되면 부귀하여질 것이오. 사십이 되는 오늘까지 그대의 내조는 정말 고마웠소. 조금만 참아 주시오."

"이대로 가다가는 굶어죽고 말 것입니다. 앞날에 부귀해질 것이라는 말은 귀가 따갑도록 들어서 이제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아내는 떠나 버렸는데 뒷날 고향 가까운 회계(會稽)의 태수가 된 주매신(朱買臣)이 부임하는 길에 헤어진 아내가 새 남편과 함께 도로보수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말 위에 앉은 주매신(朱買臣)을 본 아내는 말 앞에 엎드려 울면서 다시 부부되기를 애원하였으나 주매신(朱買臣)은 한 번 엎지른 물을 어찌 다시 담을 수 있겠는가? 하고 두 사람을 관저에 데려다 음식을 대접하여 돌려 보냈는데 그 아내는 곧 목을 매어 자살했다고 한다.


동진(東晉) 시대의 왕가(王嘉)가 지은 습유기(拾遺記)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복수난수(覆水難水)이다.

복수난수(覆水難水)란 한 번 엎지른 물은 다시 거두어 담을 수 없다는 말로서 이미 후회하여도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의미한다. 곧 엎지른 물은 주워 담기 어렵다는 뜻으로 저지른 일은 되돌릴 수 없음을 비유한다.
<꽃사진: 후페야(쿠페아 Cuph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