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은 노고초(老姑草) 백두옹(白頭翁)이라고도 한다. 이 꽃은 우리의 마음속에 소박한 정서를 불러 일으켜주고 고향 생각에 젖게 하는 우리의 옛 시골정서를 가장 잘 나타내는 꽃으로 이름만 들어도 마음속에 고향을 생각하게 된다. 할미꽃은 쓸쓸하고도 슬픈 느낌을 준다. 한창 풋풋하게 젊었을 때에 피는 할미꽃은 왜 젊어서도 할미꽃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을까. 할미꽃은 제가 타고난 운명이나 모습을 알기라도 하는지 뒷동산 같은 곳이나 무덤 주변의 쓸쓸한 곳에 주로 핀다. 더구나 군락을 이루어 피는 것이 아니라 혼자 외롭게 피었다가 하얗게 늙어지고 나면 온갖 잡풀들과 뒤섞여 제 모습을 감추고 말지요. 할미꽃과 무덤은 참으로 묘한 인연을 가지고 있는 듯 싶다. 왜 사람들은 흔히 무덤 가에서 본 할미꽃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 가 보자. 아들과 며느리를 먼저 세상을 떠나 보내고 두 손녀를 돌보면서 살아가는 할머니가 있었다. 큰손녀는 얼굴이 예쁘나 마음씨는 고약했다. 작은손녀는 얼굴은 예쁘지 않으나 마음씨만은 아름다웠다. 큰손녀는 부잣집 며느리가 되었고 작은손녀는 산 너머 가난한 산지기에게 시집을 갔다. 「 할머니, 저의 집으로 가세요. 가난하지만 할머니를 모시겠습니다 」 작은 손녀는 시집 가던 날 울면서 할머니에게 함께 가자고 했다 「 그게 무슨 당치 않는 소리니. 네가 할머니를 모시면 사람들이 나를 뭐라고 하겠니? 할머니는 내가 돌볼테니까 넌 아무 걱정 마라 」 「 언니, 고마워요 」 큰손녀는 수시로 할머니한데 드나들면서 시중을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할머니는 혼자서 일을 할 수가 없었기에 끼니를 거를 때도 있었다. 이제 할머니는 산지기에게 시집간 작은손녀가 그리웠다. 할머니는 작은손녀가 살고 있는 며칠을 굶어서 기운이 없는데다 산은 하늘을 찌를 듯 높아 할머니는 금방 쓰러질 듯이 비틀거렸다. 그래도 할머니는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면서 걸었다 작은손녀가 사는 마을이 보이는 고갯마루에 닿자 누워 잠시 쉬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너무나 지쳐서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런 사실을 안 작은손녀는 한없이 울면서 이듬해 봄이 되자 할머니의 무덤 가에서 이름 모를 풀 한 포기가 돋아났다 생전의 할머니처럼 허리가 꼬부라진 꽃이 피었다. 할미꽃은 산이나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피어난다 할미꽃의 꽃말이 슬픔, 추억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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