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설화

공주의 넋 개나리꽃

박남량 narciso 2007. 3. 28. 00:22


공주의 넋 개나리꽃




예쁜 새는 얼마든지 사겠노라!
예쁘고 귀여운 새를 잡아오는 사람에게는
후한 값을 쳐 주고 많은 상도 주리라! 
새를 무척 좋아하는 공주가 있었습니다.
귀여운 새를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듣노라면
시간 가는 줄도 배가 고픈 줄도 몰랐으며
새와 함께 있노라면 언제나 행복했습니다.



대궐 안은 세상의 진귀한 새들이 모두 모여
저마다 새장을 하나씩 차지하고 살았다.
벼슬아치들은 나라 일을 돌보기보다는
새를 기르는 데에 신경을 썼다.
나라 꼴이 말이 아니었다.
백성들은 헐벗고 굶주렸으며
나날이 원망의 소리만 높아갔다.
그러나 공주는 늘 마음이 허전했다.
특별히 주문해서 만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장 하나가 텅 비었기 때문이다.
새는 다 사들인 뒤라서 그런지
좀체 새로운 새가 잡혀오질 않아
그 새장을 볼 때마다
마음이 허전해지는 것이었다.



공주는 이 새장의 주인이 될 만한
새를 갖게 해 주는 사람에게는
많은 상금과 벼슬을 주겠으며
그런 새를 갖게만 된다면 대궐 안의 모든 새를
모두 날려보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노인이 새 한 마리를 들고 공주를 찾아왔다.



공주는 노인이 가져온 새를 보자마자 넋을 잃었다.
그 새는 갖가지 색깔을 띤 깃털이
온 몸을 감싸서 아름다웠고,
노랫소리 또한 고왔다.
공주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새를 구한 기쁨에 약속을 지켰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새는 지저분해 지고
목소리마저 거칠어지는 것이었다.
새를 목욕시키자 깃털이 시커멓고
보기에도 흉칙한 까마귀로 변했다.



공주는 시름시름 앓다 숨을 거두어
공주의 넋이 새장에 붙은 금빛장식과
같은 꽃이 되었는데 그 꽃이 개나리라고 한다.
개나리의 꽃말이 희망, 순결, 깨끗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