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설화

멱둥구미에서 피어난 개나리꽃

박남량 narciso 2007. 3. 29. 08:21


멱둥구미에서 피어난 개나리꽃


 

 


어느 부잣집에
중이 시주를 청하러 갔다.
부잣집 주인은
우리집에는 개똥도 없소 하면서
문전박대를 했다.



그러나 이웃의 가난한 사람은
정성껏 시주를 했다.
그러자 중이 짚으로 둥글게 엮어
곡식을 담는 데 쓰는 그릇 멱둥구미
하나를 만들어 주고는 사라졌는데
그 속에서 쌀이 계속 쏟아져 나와
가난한 사람은 금방 부자가 되었다.



이런 사실을 전해들은
이웃의 부잣집 주인은 몹시 원통해 하면서
이듬해 그 중이 부잣집을 찾았을 때
쌀을 시주하였는데 중은 역시
멱둥구미 하나를 만들어 주고는 사라졌다.
부잣집 주인은 멱둥구미를 열어 보았는데,
그 속에는 쌀 대신 개똥이 가득 들어 있었다.



주인이 놀라
그것을 울타리 밑에다 묻어 두었는데
거기에서 꽃이 피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 꽃이 개나리라고 한다.


 


멱둥구미 또는 멱뚱구미
짚으로 둥글고 깊게 결어 만든 그릇.
둥구미도 같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