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남을 비판하고 헤아리는 일은 늘 자신의 부족함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박남량 narciso 2017. 2. 13. 11:30


남을 비판하고 헤아리는 일은 늘 자신의 부족함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큰 배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것을 본 한 사내가 한탄하였습니다.

"신의 재판이 잘못되었어. 배 안의 어느 한 사람이 잘못했다고 해서 죄없는 많은 사람까지 모두 물에 빠져 죽게 하다니."

그런데 그때 마침 개미 한 마리가 그 사내의 팔을 물었습니다. 사내는 개미 한 마리에게 물리자 그 자리에 있던 개미들을 모두 밟아 죽여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때 신이 사내 곁에 나타나 엄숙하게 말했습니다.

"자, 알겠니? 신도 마치 네가 개미들의 재판관이 되듯 그렇게 되는 거란다."

남을 재판한다는 것은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공존하는 우리는 날마다 그 누군가를 재판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재앙이 닥쳤을 때는 먼저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여야 합니다. 남을 판단하지도 말고 단죄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라는 가르침은 서로가 깊숙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시인이자 구도자인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 1883-1931)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대들은 누구에겐가 잘못을 저지른다. 또한 그대 자신에게도. 의로운 자가 사악한 자의 행위 앞에서 전혀 결백할 수 없으며 정직한 자가 그릇된 자의 행위 앞에서 완전히 결백할 수는 없는 것.

그대들은 결코 부정한 자와 정의로운 자를 사악한 자와 선한 자를 가를 수 없다. 이들은 다 태양의 얼굴 앞에 함께 서 있기 때문이다.

그대들 중 누군가가 부정한 아내를 재판하고자 한다면 그녀 남편의 마음도 저울에 달고, 영혼도 재어보게 하라. 또 죄인을 채찍질하려는 자는 죄지은 자의 영혼을 헤아린 연후에 그리 할 것인가를 고민하라.

정의란, 그대들이 기꺼이 따라가려는 법의 정의란 무엇인가? 바로 뉘우침이 아니겠는가. 죄인의 가슴에서 뉘우침을 빼앗지 마라. 뉘우침이란 청하지 않아도 한밤중에 찾아와 사람들을 깨우며 스스로를 응시하도록 만들고 있으니."
<꽃사진: 사랑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