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더 바라고 더 갖기를 원하는 욕심의 끝은 허망할 뿐입니다

박남량 narciso 2017. 2. 20. 13:22


더 바라고 더 갖기를 원하는 욕심의 끝은 허망할 뿐입니다



포구에서 술을 파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생긴 것은 쉬원찮았으나 주변에 다른 술집이 없었기에 장사가 잘 되어 부유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그녀는 욕심을 부려 의롭지 않게 남의 재물을 가로챘습니다.

손님을 취하게 하여 재물을 훔치기도 하고, 땅이나 집 따위의 소유권이나 그 밖의 권리를 증명하는 문서인 문권(文券)의 액수를 늘려 배상을 재촉하기도 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이를 알고 다들 그녀을 조심하였습니다.

한 부유한 상인이 그 집에서 유숙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여인의 소행을 익히 듣고 조심하여 문권을 놓고 술을 마시거나 돈을 맡기고 외출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머물며 일을 다 마치고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여자는 남편과 함께 돈을 빼앗을 흉계를 꾸몄습니다.

하루는 남편이 거짓으로 외출을 한 사이 마침 바깥채에서 잠을 자던 상인이 목이 말라 물을 먹으려고 부엌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여자가 다짜고짜 소리를 질렀습니다.

"손님이 나를 겁탈한다."

곧 남편이 들이닥쳐 상인을 포박하고 말하였습니다.

"내일 아침에 관가에 가자!"

그날 밤, 남편은 이웃 사람들에게 몰래 말하였습니다.

"이 사람이 죄를 범하기는 하였으나 주인이 손님을 관가에 데려갈 수는 없지 않소. 몰래 풀어주어 도망가게 해 주오."

그리하여 상인은 겨우 도망을 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웃사람들의 도움으로 죽음을 면하였다고 생각하고 술집 주인의 흉계인 줄은 까맣게 몰랐습니다. 술집 부부는 상인의 물건과 돈을 챙긴 후에 묘한 꾀로 후한 복을 받았다고 서로를 치하하였습니다.

나중에 손님들이 이를 알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여자는 남자들이 흑심을 품을 수도 없는 흉물인데 공연히 공갈을 하여 손님의 재물을 빼앗았구나. 이리 간악한 도둑의 집에 더 머물 수 없고 또 저만한 재물은 여러 해 벌어도 얻기 힘드니 우리가 그 재물을 빼앗아 함께 나누자!"

며칠 후 남편이 외출했을 때를 틈타서 여러 사람이 한밤중에 재물을 취하여 도망을 하였습니다. 여자가 깨어보니 돈은 없어지고 객실의 손님들도 모두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돈을 보면 탐욕이 생기고 탐욕에서 흉계가 생깁니다. 욕심이 마음의 눈을 멀게 하여 사람을 짐승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남의 것을 가로채면 지금 당장은 무사할지라도 언젠가는 자기 것을 빼앗긴다고 하였습니다. 조선 후기의 문인(文人)인 윤기(尹愭 1741-1826)의 문집인 무명자집(無名子集)에 실린 글입니다.

맹자(孟子 BC372-BC289)는 증자(曾子)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일깨우고 있습니다. 선(善)을 행하면 선(善)이 돌아오고 악(惡)을 행하면 악(惡)이 돌아온다는 말입니다.


"戒之戒之  出乎爾者  反乎爾者也(계지계지 출호이자 반호이자야)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 너로부터 비롯된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꽃사진: 캔디 플라워즈 바이올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