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나의 마음을 살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고사성어 추기급인(推己及人)

박남량 narciso 2014. 11. 12. 10:44


나의 마음을 살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고사성어 추기급인(推己及人)






중국 춘추시대 때의 이야기이다. 제(齊)나라에 사흘 밤낮을 쉬지 않고 큰 눈이 내렸다. 제(齊)나라의 임금인 경공(景公)은 대궐의 따뜻한 방 안에 앉아 여우 겨드랑이에 난 흰 털로 만든 따뜻한 가죽옷을 입고 설경의 아름다움에 빠져 있었다. 경공(景公)은 눈이 계속 내리면 온 세상이 더욱 깨끗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라 생각하고 눈이 많이 내리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때 마침 재상 안자(晏子)가 들어와 경공(景公) 곁에 서더니 창밖에 가득 쌓인 눈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경공(景公)은 안자(晏子) 역시 흰 눈의 흥취에 젖어든 것이라 생각하고 약간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올해 날씨는 참 이상하구려. 눈이 사흘이나 내렸는데 마치 봄날처럼 포근한 게 조금도 춥지가 않으니 말이오.』

그러자 안자(晏子)는 경공(景公)이 입은 여우 털옷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정말로 날씨가 춥지 않은지 되물었다. 경공(景公)은 왜 안자(晏子)가 되묻는지 새겨볼 생각을 못하고 그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그 모습을 본 안자(晏子)가 정색을 하고 이렇게 말했다.
『옛날의 현명한 군자들은 자기가 배부르면 누군가가 굶주리지 않을지 걱정했으며, 자기 몸이 편안하면 누군가가 피곤하지 않을지를 염려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임금께서는 자기 외에 다른 사람은 전혀 마음에 두지 않고 계시는군요.』

안자(晏子)의 이 말에 경공(景公)은 얼굴이 붉어지더니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자신의 불찰을 뉘우친 경공(景公)은 바로 옷과 식량을 풀어 추위에 떨고 굶주리는 백성을 구제했다.

이 일을 들은 공자(孔子)는 두 사람을 이렇게 평가했다.
『안자(晏子)는 능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밝혔고, 경공(景公)은 능히 자기가 해야 할 선을 행했다.』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나오는 제(齊)나라 경공(景公)과 안자(晏子)의 이야기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추기급인(推己及人)이다.

추기급인(推己及人)이란 나의 마음을 살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뜻이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을지 궁금해 하기도 합니다. 이때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요? 
자신의 입장만을 생각하는 잘못을 범하지 말고 먼저 남의입장을 헤아리는 마음을 가져야하지 않을까요. 좋은 일은 상대와 나누고 상대방의 나쁜 일은 내가 감당하고 싶은 것이 추기급인(推己及人)의 마음입니다.  
진리의 열쇠는 먼 데 있지 않습니다. 가까운 것으로부터 유추해 나가면 멀리 있는 것도 깨달아 알 수 있습니다. 가까운 나를 살피는 것이 다른 것들을 헤아려 아는 길입니다.

맹자(孟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물이 모두 내 안에 갖춰져 있으니 자신을 성찰해 나아가면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