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나라도 성도 무너뜨리는 미색이라는 고사성어 경국경성(傾國傾城)

박남량 narciso 2016. 12. 20. 13:46


나라도 성도 무너뜨리는 미색이라는 고사성어 경국경성(傾國傾城)



한무제(漢武帝)가 중원을 제패했을 무렵 궁중무용단을 이끄는 협률도위(協律都尉)인 이연년(李延年)이라는 사내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추을 추며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이연년(李延年)의 북방에 있는 미인(北方有佳人)이라는 시(詩)이다. 한무제(漢武帝) 앞에서 절세미인인 자기 누이동생을 자랑한 것이다.

北方有佳人(북방유가인)
絶世而獨立(절세이독립)
一顧傾人城(일고경인성)
再顧傾人國(재고경인국)
寧不知傾城與傾國(영부지경성여경국)
佳人難再得(가인난재득)

북쪽에 어여쁜 사람이 있어 / 세상에서 떨어져 홀로 서 있네 / 한 번 돌아보면 성이 기울고 / 다시 돌아보면 나라가 기운다네 / 어찌 경성이 위태로워지고 나라가 기울어짐을 모르랴만은 / 어여쁜 아가씨는 다시 얻기 어렵도다

황우와의 결전을 거쳐 천하를 통일한 유방(劉邦 BC247-BC195)이 세운 한(漢)은 무제(武帝) 때에 이르러 탄탄한 반석 위로 올라선다. 일찍 황후를 잃은 무제(武帝)는 쓸쓸한 처지였으므로 당장 그녀를 불러들이게 하였다. 이렇게 하여 이연년(李延年)은 한무제(漢武帝)에게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의 누이동생을 바쳤다.

여색을 좋아했던 무제(武帝)는 한눈에 절세미인인 그녀를 궁중에 들여 앉히고 부인으로 대접했다. 그녀가 병들었을 때 무제(武帝)가 문병을 와서 얼굴을 보기를 청하였으나 초췌한 얼굴을 보이기 싫다고 끝내 얼구를 들지 않았다고 한다. 이(李) 부인은 무제(武帝)의 총애를 받았으나 미인단명(美人短命)이란 말처럼 일찍 죽고 말았다.

이(李)부인이 죽자 무제(武帝)는 미리 만들어 놓은 자기 무덤(武陵) 옆에 그녀의 시신을 묻을 정도였으니 무제(武帝)의 수많은 여인들 중에 유일하게 대우받은 여인임을 알 수 있다.


한서(漢書) 외척전(外戚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경국경성(傾國傾城)이다.

경국경성(傾國傾城)이란 성도 무너뜨리고 나라도 무너뜨린다는 뜻으로 한번 보기만 하면 정신을 빼앗겨 성도 망치고 나라도 망치게 할 정도로 미모가 뛰어남을 이르는 말이다. 즉 한 나라나 한 도시에서 으뜸가는 미인을 일컫는 말로 이러한 미녀가 임금 가까이에 있으면 임금은 미녀에게만 마음이 쏠려 제대로 정사를 돌보지 않는다는 말로 쓰인다.
<꽃사진: 개나리 자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