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희생물로 삼아 자기의 이익을 챙긴다는 고사성어 화우지계(火牛之計)
연(燕)나라 소왕(昭王)이 즉위할 무렵에 자지(子之)의 난과 그 틈을 타서 제(齊)나라가 침략하여 연(燕)나라는 파멸에 가까운 상태에 있었다. 그래서 소왕(昭王)은 여러 곳에서 현명한 사람을 모셔다 정치를 하게 되었는데 조(趙)나라의 장수였던 악의(樂毅)도 이때에 와서 소왕(昭王)을 섬겼다.
연(燕)나라 소왕(昭王)은 제(齊)나라에 복수할 것을 생각하고 악의(樂毅)의 건의에 따라 진(秦), 한(韓), 위(魏), 조(趙)나라 등과 동맹을 맺은 뒤 악의(樂毅)를 상장군으로 하여 다섯나라의 연합군을 이끌고 제(齊)나라로 쳐들어갔다. 제(齊)나라는 임금이 몸소 군사를 이끌고 대항했지만 대패하고 위(衛)나라로 도망갔다.
이때 제(齊)나라에 임금의 친척으로 전단(田單)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세월이 흘러 연(燕)나라 소왕(昭王)이 죽고 혜왕(惠王)이 즉위하자 전단(田單)은 연(燕)나라 혜왕(惠王)이 악의(樂毅)를 소왕(昭王)만큼 믿지 않음을 알고 재빨리 첩자를 연(燕)나라에 풀어 헛소문을 퍼뜨리게 하였다.
"악의는 제나라에 머물면서 연나라의 임금이 되려고 일부러 두 개의 성을 그냥 두고 있다. 이렇게 시간을 끌면서 제나라 잔당이 다시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제나라가 겁내는 것은 연나라가 다른 장수로 악의와 교대시켜 두 성마저 함락시키는 것이다."
이 소문을 들은 혜왕(惠王)은 악의(樂毅)를 의심하고는 기겁(騎劫)으로 교체시키면서 곧 두 성을 점령토록 명령하였다. 전단(田單)은 다시 첩자를 시켜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또다른 소문을 내게 하였다.
"지금까지의 연나라 장수 악의는 못된 짓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나라 백성은 연나라 군사를 미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단은 새로 온 장수 기겁이 만약이라도 제나라 포로의 코를 베어 성곽 위에 매단다면 성 안에 남은 제나라 군사가 사기를 잃을까 걱정하더라."
이 소문에 기겁은 포로들의 코를 잘라 성문 위에 매달았다. 이것을 본 제(齊)나라 사람들은 모두 분개하며 만약 잡혀 포로가 된다면 저렇게 될 것이니 차라리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워야 되겠다고 마음으로 다짐하게 되었다.
전단(田單)은 이어서 만약 연(燕)나라 군사가 성 밖에 있는 묘지를 파헤치지나 않을까 염려하고 그렇게 되면 제(齊)나라 백성들은 조상의 욕됨을 피하기 위해 모두 항복해야 될 것이다라고 말을 퍼뜨렸다. 연(燕)나라 장수 기겁(騎劫)은 또 그렇게 하였다. 제(齊)나라 백성들은 모두 눈물을 머금고 복수를 다짐하고 있는데 전단(田單)이 연(燕)나라 장수 기겁(騎劫)에게 항복하겠다는 뜻을 사신편으로 전했다. 이에 기겁(騎劫)은 과연 소문대로군하고 기뻐하였다.
전단(田單)은 성 안에서 몰래 천여 마리의 소에 붉은 옷을 입히고 다섯 빛깔 용(龍)을 수놓게 한 후 뿔에는 칼을 꽂고 꼬리에는 기름칠한 갈대 다발을 매달아 불을 지른 후 한밤중에 성곽 안으로 내닫게 하였다. 그리고 그 뒤를 장정들이 뒤따랐다. 이것이 火牛之計(화우지계)이다.
꼬리에 불이 붙은 소들은 죽을 힘을 다하여 연(燕)나라 진지를 향해 돌진했는데 마치 용이 불을 뿜으며 달려오는 모습이었다. 연(燕)나라 군사는 뿔뿔이 흩어지고 마침내 장수 기겁(騎劫)은 잡혀 죽으니 제(齊)나라는 복수에 성공하였으며 잃었던 성을 되찾았다.
사기(史記) 전단(田單)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화우지계(火牛之計)이다.
화우지계(火牛之計)란 제(齊)나라의 전단(田單)이 연(燕)나라의 악의(樂毅)와의 전투에서 사용하였던 전술로서 소의 꼬리에 기름칠을 하여 갈대다발을 매달아 적진으로 달리게 한다는 전술을 말한다. 남을 희생물로 삼아 자기 이익을 챙긴다는 말이다.<꽃사진: 망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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