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라는 고사성어 피일시 차일시(彼一時 此一時)
맹자가 가장 희망을 걸고 있던 제선왕(齊宣王)을 단념하고 제나라를 떠나게 되었을 때이다.
충우(充虞)라는 제자가 맹자를 모시고 함께 오다가 노상에서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께서 매우 언짢으신 기색이십니다. 전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하늘도 원망하지 않고 사람도 허물하지 않는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맹자는
"彼一時 此一時 그것도 한때요, 이것도 한때" 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짢은 기색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를 말했다.
"오백년마다 통일 천하하는 왕자가 일어난 것이 지금까지의 역사였다. 그 왕자가 일어나면 반드시 세상에 제 이름을 남기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주나라가 일어난 지 칠백년이 지났다. 오백이란 수도 훨씬 지났지만 세상 형편으로 보아서는 지금이 그 시기이다. 하늘이 천하를 바로 잡으려 하지 않고 있다. 만일 바로 잡기로 말하면 지금 세상에 나를 버리고 또 누가 있겠는가. 내가 어떻게 마음이 좋을 수 있겠느냐?"
옛날에는 수양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을 원칙면에서 말한 것이다.
그러나 이토록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 하늘이 어찌 원망스럽지 않을 수 있겠느냐 하는 뜻이다.
맹자의 이같은 원망은 백성을 건지려는 성자의 지극한 사랑에서였다.
맹자 공손추하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피일시 차일시(彼一時 此一時)이다.
피일시 차일시(彼一時 此一時)란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라는 말로 쓰인다. 자기 모순에 빠진 일괄성 없는 처사에 대한 자기 변명으로 흔히 쓰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 말이 답변에 궁한 상대방을 변호하거나 인간의 약점을 위로하기 위한 선례의 말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말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무리들이 누구일까?
대개 변명할 수 없는 것을 혁신이니 요구이니 하면서 변명하는 것을 여전히 쉽게 볼 수 있다. 변명할 수 없는 것을 변명하는 기술은 모순된 두 생각을 동시에 용인하는 능력을 가진 자들이 사용하는 기술이다. 자기 이익이나 자기 입장만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자들이 갖는 기술이다.
이들은 결함에 대해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이 정당화하려고만 하고 있으니 이를 두고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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