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를 위태롭게 하는 징후라는 고사성어 위군지징(危君之徵)
헌공(獻公)이 여희(驪姬)를 총애하고 해제를 편애하면서 태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여러 공자를 도망가게 하는 동안, 동쪽 제(齊)나라에서는 환공(桓公)이 관중(管仲)을 기용하여 부국강병을 이루고 패자(覇者)로 우뚝 섰다.
헌공(獻公)이라 해서 그런 패자(覇者)가 되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헌공(獻公) 자신이 군대를 통솔하여 위(魏)나라, 경(耿)나라를 멸망시켰고 또 괵(虢)나라를 치기 위해 우(虞)나라에 명마와 진기한 옥을 주고서 길을 빌린 뒤에 괵(虢)나라를 멸망시키고 이어 우(虞)나라까지 멸망시킨 주인공이지만 총애와 편애로 패자(覇者)가 될 수 없었다.
"夫爭天下者(부쟁천하자) 必先爭人(필선쟁인) 천하를 다투는 사람은 반드시 먼저 사람을 얻으려 다툰다"는 뜻으로 관자(管子)에 있는 말이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 헌공(獻公)은 사람을 잃으려고 애쓴 군주나 다름이 없었으므로 패자(覇者)는커녕 비극의 빌미가 되었다. 통치에서 군주의 덕이 뿌리임을 알지 못하고 사사로운 마음에 치우친다면, 간악한 짓을 일삼는 자가 생긴다.
관자(管子)에서 이렇게 말했다.
"도가 있는 군주는 법을 분명하게 세워 사사로운 마음으로 막지 않는다. 그러나 도가 없는 군주는 이미 법을 세웠음에도 법을 버려두고 사사로이 행동한다. 군주가 되어 법을 내버리고 사사로이 행동하면 신하된 자들도 사사로움을 끌어들여 공적인 것으로 삼는다.
공적인 도를 어기지 않으면 사적인 도 또한 어기지 않는다. 공적인 도를 실행하면서 사사로움에 기댄 지 오래되어도 알지 못한다면, 간사한 마음이 쌓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간사한 마음이 쌓이면, 크게는 군주를 핍박하여 죽이는 재앙이 있고, 작게는 무리를 지어 안으로 다투는 환란이 생긴다. 이렇게 되는 까닭은 군주의 덕이 서지 않고 나라에 떳떳한 법이 없기 때문이다.
군주의 덕이 서지 않으면 아녀자가 사사로운 뜻을 키우고, 나라에 떳떳한 법이 없으면 대신들이 함부로 그 권세를 침범한다. 대신이 총애 받는 여인의 힘을 빌려 군주의 정황을 엿보고, 총애 받는 여인이 대신의 꾀를 빌려 바깥의 권력을 끌어들인다. 이리하여 바깥 사람을 끌어들여 태자를 위태롭게 하고, 안에서 병란이 일어나 밖의 도적을 불러들이게 되니, 이것이 군주를 위태롭게 하는 낌새다."
관자(管子) 제30편 군신 상(君臣 上)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위군지징(危君之徵)이다.
위군지징(危君之徵)이란 군주를 위태롭게 하는 징후라는 뜻으로 제도와 법에 따라 사심을 버리고 정도를 걷지 않고 제도와 법을 버리고 사심으로 나라의 일을 하면 군주가 위태롭게 된다는 의미이다. <꽃사진: 괭이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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