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에서 유리하게 담판하거나 흥정함을 이르는 고사성어 준조절충(樽俎折衝)
중국 춘추시대 제(齊)나라 장공(莊公) 때 재상 최저(崔杼)는 자신의 아내가 장공(莊公)과 사통하였음을 알고는 장공(莊公)을 시해하였다. 최저(崔杼)는 장공(莊公)의 아우인 경공(景公)을 뒤를 잇게 하였다. 경공(景公)은 최저를 좌상(左相)에 임명하고 그를 반대하는 자는 죽이기로 맹세까지 하였다. 이어 모든 신하가 맹세하였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안영(晏嬰)만은 맹세하지 않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탄식했다고 한다. 안영(晏嬰)은 안평중(晏平中) 혹은 안자(晏子)라는 존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임금에게 충성하고 나라를 위하는 사람이라면 좋으련만.』
안영(晏嬰)은 영공(靈公), 장공(莊公) 그리고 경공(景公) 3대를 섬긴 재상으로서 절약 검소하고 군주에게 기탄없이 간언한 것으로 유명하다. 안영(晏嬰)은 온후박식(溫厚博識)한 인물로서 검약을 행하며 소박한 생활을 고집하여 고기가 식탁에 오르는 경우는 드물었다고 한다.
한 번은 경공(景公)이 큰 식읍(食邑)을 하사하려 하였다. 식읍(食邑)이라 하면 식봉(食封) 혹은 봉읍(封邑)이라고 하며 나라에서 공신이나 왕족에게 내리던 토지와 가호를 말하는데 안영(晏嬰)은 이렇게 말하며 사양했다고 한다.
『욕심이 충족되면 망할 날이 가까워지나이다.』
당시 중국에는 대국(大國)만 해도 12개국이나 있었고 작은 나라까지 세면 100개국이 넘었다. 이들이 서로 국경을 다투고 있었다. 안영(晏嬰)은 이들 나라를 상대로 빈틈없이 외교 수완을 발휘하여 제(齊)나라의 지위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안영(晏嬰)의 외교 수완에 대해 그의 언행을 수록한 <안자 춘추(晏子春秋)>는 이렇게 쓰고 있다.
『 樽俎間 술통과 도마 사이(술자리)를 나가지 아니하고 1000리(里) 밖에서 절충한다 함은, 그것은 안자(晏子)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안자춘추(晏子春秋) 내편(內篇)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준조절충(樽俎折衝)이다.
준조절충(樽俎折衝)이란 술자리(樽俎間)에서 유연한 담소(談笑)로 적의 창끝을 꺾어 막는다는 뜻으로 외교를 비롯하여 그 밖의 교섭에서 유리하게 담판하거나 흥정함을 이르는 말이다. 외교에서 유연한 담소로 어려운 국면을 유리하게 마무리 짓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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