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대토(守株待兎)
옛날 송나라에 얌전하기는 하나
머리가 둔한 농부가 살고 있었다.
날이 새면 밭에 나가 온종일 밭 일을 하고
해가 지면 집에 돌아와 몸을 쉬는
바쁜 나날을 지내며 부지런했다.
몇마지기가 되는 밭에 한 그루의
오래 묵은 나무가 있었는데
나뭇잎은 무성하였으나 나무 뿌리 덩굴이
땅위로 뻗쳐 나와 있었다.
하루는 밭갈이를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토끼 한 마리가 뛰어오더니
쏜살같이 그 나무가 있는 쪽으로 달아났다.
그 토끼는 나무 뿌리에 받쳐 목이 부러져
옆으로 나뒹굴어져 꼼짝을 안 했다.
농부는 재빨리 뛰어가 토끼를 주었다.
농부는 딱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기쁜 심정을 감추지 못해
「 오늘 재수가 좋은데,
아침부터 힘 안들이고 통통하게 살이 찐
먹음직한 토끼를 한 마리 얻었으니 말이야.
매일같이 이런 일이 생긴다면
밭에서 고생을 안해도 될 거 아니야」
혼잣말로 이렇게 생각했다.
이날부터 그는 농사일을 집어치우고
매일 오래 묵은 나무 아래에 지켜 앉아
토끼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이웃사람들이 이러한 사연을 알고
농부에게 충고를 하였으나
이 농부는 막무가내로 지켜 앉아
토끼가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에 차 있었다.
이렇게 또 며칠이 지나도 토끼가
나타나지 않자 불쌍한 농부는 늦게나마
절망에서 깨어나 다시 호미를 들고
밭에 나가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랫 동안 밭을 매지 않아
밭에는 잡초가 우거져 있었다.
여기에서 나온 고사성어가
수주대토(守株待兎)이다.
나무그루 밑에서 토끼가 오면
잡으려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주변성이 없어서 변통할 줄을 모르고
지키기만 한다는 말이다.
한비자가 시대의 변천은
돌고 도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것이라며
복고주의는 진화에 역행하는
어리석은 착각이라고 주장하면서
낡은 관습을 지키며 새로운 시대에
순응할 줄 모르는 사상 또는 사람에게
수주대토의 비유를 한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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