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일몽(南柯一夢)
당나라 9대 황제인 덕종 때 강남 양주교외에 순우분이란 사나이가 있었다. 그는 주변에 이름이 알려진 협객으로 회남군의 부장을 지낸 일도 있지만 술로 실패한 이후로 친구들을 모아서 술을 마시는 것으로생활하고 있었다.
가을철 어느날 순우분이 술에 취하여 두 친구들이 업어 집으로 데려왔다. 순우분은 추녀끝에서 잠이 들었다. 그러자 마당 끝에 두 사람의 관리가 엎드려 있었다. 「 저희는 괴안국왕이 보내서 마중나온 사람입니다.」 순우분이 마중나온 사람을 따라 느티나무 뿌리쪽에 있는 굴 속으로 들어가자 국왕이 성문 앞에서 반가이 맞이했다. 왕궁의 성문에는 대괴안국이라고 씌어 있었다. 순우분은 국왕의 딸과 결혼을 하여 왕궁 안에서 살게 되었다.
그는 이윽고 남가군의 태수로 임명되어 부임했다. 남가군을 다스린지 20년 그의 집안은 공적과 딸들의 왕족에게 출가로 세력은 견줄 만한 사람이 없게 되었다. 그러나 때마침 단라국의 군대가 침략해 왔다. 침공해 온 단라국에게 참패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아내까지 병으로 죽자 관직을 사퇴하고 도읍으로 돌아왔는데 그의 명성을 사모하여 출입하는 귀족이나 유력자들이 끊이지 않아 국왕도 그 세력에 불안을 느끼게 되어 국왕은 순우분에게 칩거생활을 명하였다.
얼마 후 국왕은 순우분에게 고향을 떠나온 지가 오래되었으므로 고향에 돌아갈 것을 충고하니 순우분은 과거를 기억해내고 돌아가기로 했다. 여기에 올 때 데려준 관리가 데려다 주어 자기 집에 돌아오자 자기가 추녀끝에서 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관리들이 큰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하여 갑자기 눈을 뜨자 자기가 업혀 들어왔을 때와 변함이 없었다.
잠에서 깨어난 순우분은 친구들과 함께 느티나무의 뿌리 쪽에 있는 굴을 파서 살펴보니 성 모양을 한 개미의 집이 있고 두 마리의 빨간 머리를 한 큰 개미의 둘레를 수십 마리의 개미가들이 지키고 있었다. 이것이 대괴안국의 왕궁이었던 것이다.
다시 구멍을 따라 남쪽으로 뻗은 가지(南柯)에 나 있는 구멍에도 개미떼가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남가군이었다. 그는 감개무량하여 개미 구멍을 원래대로 고쳐 놓았지만 그날 밤에 큰 비가 내렸다. 다음 날 아침에 구멍을 살펴보았으나 개미의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순우분은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고 인간세상이 변하기 쉬움을 깨닫고 주색을 당장에 멀리하였다고 한다.
인생의 덧없음을 비유한 여기에서 나온 고사성어가 남가일몽(南柯一夢)이다. 한 때의 헛된 부귀를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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