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허상을 찾아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쫓아 바깥으로 달려나가고 있습니다
불교의 이치와 수행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불교 경전인 능엄경(楞嚴經) 제4권에 실린 실라벌성(室羅伐成)의 연야달다(演若達多)의 이야기이다.
실라벌성의 연야달다는 나르시스처럼 자신의 모습에 늘 도취되어 살았다. 그는 거울 속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의 머리가 사라진 게 아닌가?’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그의 아내가 평상시보다 거울을 조금 낮게 걸어 둔 것을 몰랐던 것이다. 늘 보이던 거울에 얼굴이 보이지 않자 그만 착각에 빠져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은 어디 갔느냐며 자신의 얼굴을 찾아다녔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연야달다를 미친 사람으로 취급한다. 그러던 어느 날 정신없이 거리를 헤매고 다니는 연야달다에게 한 사람이 일러주었다.
“연야달다야, 자네 머리는 자네 몸에 잘 붙어 있네.”
연야달다는 그제서야 문득 자신의 머리는 늘 자신에게 붙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착각에서 깨어나 안정되어 더 이상 머리를 찾아 헤매지 않았다. 그는 거울 속의 영상에 집착하여 본래의 참모습을 미혹하였던 것이다.
이야기는 중생의 미혹(迷惑)이 까닭 없이 생기는 것이라는 비유의 이야기입니다. 거울 속의 허상을 찾아다니던 연야달다(演若達多)처럼 오늘도 수많은 중생이 세상을 쫓아 바깥으로 달려나가고 있습니다. 외형을 뚫고 본질을 보아야 사물의 참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대상의 본질을 볼 때 자신에게 덧씌워진 허상이 벗겨지며 참 나를 찾습니다. 나의 본질을 발견하면 그 시점부터 대상의 본질도 보입니다. 언제나 참 나는 내 경험보다 내 욕망보다 더 본질적이며 위대합니다. 우리의 생각이 자신의 경험과 욕망에 좌우되지 않으면 이처럼 기본적이고 위대한 참 나를 문득 자각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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