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투정신을 찬양하고자 할 때 비유로 쓰이는 고사성어 정위전해(精衛塡海)
염제(炎帝)는 중화민족의 시조 중의 하나이다. 그는 태양과 오곡과 약재를 주관하였다. 이 때문에 신농(神農)이라고 불리우며 때로는 두 개의 이름을 합쳐 신농염제(神農炎帝)라고도 한다. 그는 일이 많아서 아침 일찍이 동해로 가서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지휘하여 태양이 서산에 진 후에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신농염제(神農炎帝)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다. 이름을 여왜(女娃)라고 했다. 어찌나 사랑스럽고 귀엽든지 황제조차도 그녀를 한 번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또 찾아가 칭찬했다. 염제(炎帝)는 그녀를 장중보옥(掌中寶玉)처럼 여기며 소중하게 키웠다.
아버지가 집에 없을 때는 여왜(女娃)는 집에서 혼자 놀았다. 그녀는 동해에 가서 태양이 떠오르는 곳에 한번 가보는 것이 큰 소원이었다. 어느 날 여왜(女娃)는 아버지의 허락도 받지 않은 채 혼자 몰래 작은 배를 타고 동해의 태양이 떠오르는 곳으로 노를 저어 갔다. 그때 갑자기 광풍이 몰아치더니 배를 전복시켰고 여왜(女娃)는 불귀의 몸이 되고 말았다.
죽은 여왜(女娃)의 넋은 아름다운 머리와 하얀 부리, 붉은 발톱을 가진 한 마리의 작은 새로 변했다. 그리고 쉬지 않고 '찡웨이' '찡웨이'하며 슬프게 우는 까닭에 사람들은 이 새를 정위새(精衛鳥)라고 이름 붙였다.
정위새(精衛鳥)는 그녀의 젊은 생명을 빼앗은 바다를 원망스러워하면서 복수를 하기 위해 잠시도 쉬지 않고 그녀가 살고 있는 발구산(發鳩山)에서 돌멩이를 물어다 동해에 빠뜨렸다. 돌이든 나뭇가지든 닥치는 대로 던져 넣었다. 바다를 평평하게 메우고자 한 것이다.
그녀는 끊임없이 물고 던지고 하면서 날이 가고 해가 가도 그칠 줄을 몰랐다. 그때 바닷제비 한 마리가 그녀의 사정과 경위를 알고서는 부부의 인연을 맺어 많은 새끼를 낳았다. 새끼들도 엄마처럼 끊임없이 돌멩이를 물어날라서 바다를 메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멈춰본 적이 없다.
정위새(精衛鳥)의 포기하지 않는 정신과 착한 소원과 웅대한 지향은 진(晉)나라 때의 시인 도잠(陶潛)은 시문(詩文)에 이렇게 썼다. 이를 통해 정위새(精衛鳥)의 감투정신(敢鬪精神)을 찬양하고자 했다.
"精衛銜微木 將以塡滄海(정위함미목 장이전창해)
정위새는 보잘것없는 나뭇가지들을 물어다 푸른 바다를 메우려 하네"
산해경(山海經)의 공산경(孔山經)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정위전해(精衛塡海)이다.
정위전해(精衛塡海)란 정위새가 바다를 메우다라는 뜻으로 무모한 일은 헛수고로 끝난다는 말로 부정적 의미로 쓰였으나 후세의 사람들은 산을 옮기려는 우공(愚公)과 함께 어진 사람(仁)이나 지사(志士)가 어렵고 힘든 탁월한 사업에 종사함을 비유하고자 할 때 사용한다. 즉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감투정신(敢鬪精神)을 찬양하고자 할 때 비유로 쓰인다.<꽃사진: 붉은 인동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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