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있는 힘을 아끼지 않고 다 쓰다는 고사성어 불유여력(不遺餘力)

박남량 narciso 2016. 9. 23. 14:10


있는 힘을 아끼지 않고 다 쓰다는 고사성어 불유여력(不遺餘力)



전국시대에 짚신을 신고 삿갓을 쓰고 천하를 주유하던 한 유세객(遊說客)이 조(趙)나라로 와서 왕을 알현하였다. 왕은 그 세객(說客)에게 땅을 하사하고 우경(虞卿)이라 불렀다. 조(趙)나라는 장평(長平)대전에서 진나라에 대패하고 손병절장(損兵折將)하였다. 그러자 왕은 장군인 우경(虞卿)과 누창(樓昌)을 불러 이렇게 물었다.

"아군이 패배하고 도위(都尉)까지 희생되었다. 전군이 합심해서 필사적으로 싸워본다면 전세가 어떨 것 같은가?"

누창(樓昌)이 대답했다.

"소용 없습니다. 차라리 진나라에 사자를 보내 화친을 요청하십시오."

그러자 옆에 있던 우경(虞卿)이 반박하며 말했다.

"화친을 주장하는 것은 싸워 봤자 우리가 반드시 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왕께서는 진군이 우리 조군을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不遺餘力(불유여력)  진나라는 이미 전력을 다하고 있으니 반드시 조나라 군대를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자 우경(虞卿)이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사자를 파견해서 초나라와 위나라 등에 후한 선물을 보내십시오. 초, 위 등은 선물이 탐나서 틀림없이 우리 측 사자를 맞아 줄 것입니다. 접견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진나라는 분명히 우리가 각국과 연맹을 맺어 자신을 치려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를 두려워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진나라와 화친하는 일은 우리에게 불리합니다."

그러나 왕은 우경(虞卿)의 말을 듣지 않고 진나라에 정주(鄭朱)를 특사로 보내 화친을 청했다. 왕은 우경(虞卿)을 불러 진나라는 이미 사자인 정주(鄭朱)를 받아들였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우경(虞卿)으로부터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가 없었다.

"화친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며 조(趙)군은 틀림없이 패배하고 말 것입니다. 승산은 진나라에 있습니다. 정주(鄭朱)와 같은 고관의 사자가 진나라에 도착하면 진나라는 분명히 이를 크게 선전할 것입니다. 그러면 초, 위 등은 이런 형세를 보고 절대 조(趙)나라를 구원하러 오지 않을 것입니다. 진나라 왕은 각국에서 지원을 오지 않으리란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대왕께서 화친을 요청해도 쉽게 수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과연 진나라는 이 기회를 틈타 맹공을 펼쳤고 마침내는 조(趙)나라의 도성 한단을 포위했다. 각국은 우경(虞卿)의 예상대로 조나라를 지원하지 않았으며 암암리에 그들을 비웃기도 했다. 그리고 이미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한 진나라는 철군을 하면서 조나라가 여섯 곳의 성을 할양해야 화친하겠다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


사기(史記) 평원군(平原君) 열전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불유여력(不遺餘力)이다.

불유여력(不遺餘力)이란 있는 힘을 남김없이 다 쓰다라는 뜻으로 모든 힘을 아끼지 않고 다하다라는 말이다.
<꽃사진: 무스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