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삼천갑자 동방삭(三千甲子 東方朔)의 전설이 있는 탄천문화제

박남량 narciso 2016. 8. 10. 07:17


 삼천갑자 동방삭(三千甲子 東方朔)의 전설이 있는 탄천문화제





하늘나라에서 온 사자를 잘 대접해 삼천갑자(三千甲子)를 살았다는 동방삭(東方朔)에 관한 야담(野談)입니다. 삼천갑자(三千甲子) 동방삭(東方朔)은 장수하는 사람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동방삭(東方朔)이 어떻게 해서 삼천갑자(三千甲子)를 살 수 있었으며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한여름밤의 고전 산책(샘터 2004)에서 인용하였습니다. 구전설화로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며 널리 전승되고 있는 이 야담(野談)은 내세보다는 현세적인 삶에 가치를 두는 우리 무속의 세계관과도 일치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동방삭(東方朔이 젊었을 때는 욕심이 많았습니다. 하루는 논에 물을 대는데 남의 논의 물까지도 제 논에다 끌어댔습니다. 그런데 그 논의 임자가 하필이면 점을 잘 치는 점쟁이라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화가 날 밖에요. 그래 손을 꼽아 점을 쳐보니 동방삭(東方朔이 죽을 날이 가까웠습니다. 점쟁이가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동방삭이란 놈, 그냥 놓아두자. 어차피 며칠 있으면 죽을 놈이니."


그런데 마침 지나가던 동방삭(東方朔이 이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약삭빠른 동방삭(東方朔)은 그 당장에 점쟁이에게 잘못을 빌며 더 살 길이 있으면 알려 달라고 애걸했습니다. 측은한 생각이 든 점쟁이는 어디 한번 점을 쳐 보자하고는 손을 꼽아 보더니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사흘 후 야삼경에 어느 다리 밑에 밥 세 그릇하고 짚신 세 컬레하고 무명을 석자 세치씩 끊어서 버선이나 양말 대신 발에 감는 좁고 긴 무명천 발감개 즉 감발을 만들어 짚신 위에다 놓아 두시오. 그리고 그곳에 숨어 있다가 행인 셋이 나타나거든 밥을 대접하고 짚신과 감발을 주시오."


동방삭(東方朔)은 점쟁이가 일러준 대로 준비해서 그날 밤 그 다리 밑에가 숨어 있었습니다. 한밤중이 되자 과연 행인 셋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다리 중간쯤에 오더니 다리 위에서 쉬면서 투덜대는 게 아니겠습니까.


"배도 고프고 짚신도 다 떨어지고 감발도 다 헤어졌으니 쉬었다 가자. 얼마나 가면 동방삭을 찾을까?"


행인 세 사람은 바로 동방삭(東方朔)을 찾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동방삭(東方朔)은 점쟁이가 가르쳐 준대로 밥과 짚신과 감발을 들고나가 그들을 대접했습니다. 행인 세 사람은 밥을 잘 먹고 난 후 동방삭(東方朔)을 보고 물었습니다.


"자네는 누군데 이렇게 우리한테 대접을 잘 하느냐?"


"저는 제 너머에 사는 동방삭이라는 사람인데 길 가는 사람이 배고파하면 밥을 주고 신이 떨어지면 신을 주곤하는 사람입니다."


세 행인은 동방삭(東方朔)이라는 말을 듣자 깜짝 놀라며 난처해 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말하며 동방삭(東方朔)을 어디론가 데리고 갔습니다.


"자네 밥까지 얻어먹었으니 어쨌든 우리하고 함께 가자."


그런데 이 세 사람은 바로 하늘나라에서 동방삭(東方朔)을 잡으러 온 저승사자였습니다. 동방삭(東方朔)의 명이 다해 잡으러 왔던 것입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동방삭(東方朔)은 그들에게 끌려갔습니다.그런데 동방삭(東方朔)을 끌고 간 사자들은 동방삭(東方朔)에게 밥과 짚신과 감발을 얻은 고마움을 생각해서 명부를 갖고 있는 판관이 잠 든 틈을 타서 동방삭(東方朔)의 이름 밑에 30으로 된 것을 3천으로 고쳐 놓았습니다.


이윽고 염라대왕이 동방삭(東方朔)을 재판할 때가 되었습니다. 대왕은 명부를 가져오라 해서 동방삭(東方朔)의 명부 밑에 3천이라 써 있는 것을 보고 말했습니다.


'네 명이 30이 아니고 3천이니 올  때가 아니다. 더 있다 오너라."


이렇게 해서 하늘나라에 갔다 돌아 온 동방삭(東方朔)은 마음을 고쳐먹고 착하게 살았고 삼천갑자(三千甲子)를 누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명이 다 되어 저승에 갈 날이 되었는데 워낙에 오래 살아서 사자들이 동방삭(東方朔)을 알아 볼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염라대왕은 꾀를 내어 사자를 이승에 보내서 강물에서 돌에다가 검은 숯을 갈게 했습니다. 마침 동방삭(東方朔)이 거기를 지나가다가 숯을 돌에 갈고 있는 것을 보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물었습니다.


"어째서 돌에다 숯을 갈고 있는 거요?"


"이 돌을 숯으로 갈아서 하얗게 하려고 갈고 있는 거요."


이 말을 들은 동방삭(東方朔)은 하도 어이가 없어서 무심히 내뱉었습니다.


"허, 이런. 내 삼천갑자를 살았어도 돌을 희게 한다고 숯으로 가는 놈 처음 보네 그려!"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사자는 네가 바로 동방삭(東方朔)이로구나 하면서 그를 하늘나라로 데려갔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장수한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할 때 한번쯤은 들어본 이야기가 삼천갑자(三千甲子) 동방삭(東方朔)일 겝니다. 일설에는 서울의 한강 지류로 용인에서 발원하는 탄천(炭川)이 바로 동방삭(東方朔)을 잡으러 온 사자가 숯을 갈던 곳이어서 이름을 그렇게 붙였다고 전하기도 합니다. 그때 숯을 얼마나 씻었던지 물이 까맣게 되어 그 이후로 숯내 즉 탄천(炭川)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 1,2동에서는 전설을 중심으로 탄천문화제라는 행사를 공동으로 열고 있습니다.<사진: 다대포해수욕장 갯벌체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