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혀를 놀려 사람을 현혹시킨다는 고사성어 요순고설(搖脣鼓舌)

박남량 narciso 2015. 11. 9. 13:41


혀를 놀려 사람을 현혹시킨다는 고사성어 요순고설(搖脣鼓舌)






공자는 유하계(柳下季)의 동생 도척(盜跖)을 교화시키러 가려하자 유하계(柳下季)는 이를 만류하였다. 그러나 공자는 유하계(柳下季)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이 직접 가서 도척(盜跖)을 사람을 만들어 놓겠다고 하면서 제자와 함께 마차를 타고 도척을 보러 갔다. 대산(大山)의 남쪽에 도착하여 공자는 마차에서 내려 앞으로 가서 문지기에게 말했다.

『나는 노(魯)나라 사람인 공국(孔丘)인데,
聞將軍高義  敬再拜謁者 장군의 뜻을 듣고 삼가 예를 갖추어 찾아뵙고자 합니다.』

문지기가 들어가 도척에게 알리자 도척(盜跖)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희번덕거리며 머리카락이 곤두서서 관을 찌를 정도로 크게 화가 나서 말했다.

『이 자가 바로 노나라의 위선자인 공구(孔丘)가 아닌가? 너는 내 말을 공구(孔丘)에게 전하라.』
『너는 없는 말도 만들어내고 함부로 문왕과 무왕을 들먹이며 장식이 번잡한 모자를 쓰고 소가죽 띠를 허리에 두르고 말도 많고 헛소리만 한다. 不耕而食  不織而衣  搖脣鼓舌  擅生是非  以迷天下之主  게다가 너는 농사도 짓지 않고 먹기만 하고, 베도 짜지 않고 옷은 입기만 하면서, 혀만 놀리고 멋대로 분란만 일으키며 군주를 미혹되게 하였다. 또한 너는 세상의 선비들로 하여금 자연스런 본성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고, 허망한 효와 우애를 표방하여 관직에 나가거나 부자가 되는 요행을 보겠다는 자이다. 너의 죄는 너무나 크고 무거우니 빨리 돌아가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너의 간을 점심으로 먹겠다.』

이러한 말을 전해들은 공자는 문지기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장군의 형님인  유하계(柳下季)를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이니 장군의 신발이라도 보고 싶습니다.』

도척(盜跖)이 공자를 데리고 오게 하였다. 공자는 재빨리 나아가 자리를 피하여 뒤로 물러가더니 도척(盜跖)에게 재배하였다. 이런 공자의 모습을 본 도척(盜跖)은 크게 노하여 두 발을 벌리고 서서 칼자루를 만지작거리며 마치 젖먹이 새끼를 가진 어미 호랑이처럼 사나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구(丘)야, 앞으로 나오너라. 順吾意則生  逆吾心則死  네가 하는 말이 나의 뜻에 맞으면 살려주겠지만, 나의 마음에 거슬리면 죽게 되리라.』

그러나 공자(孔子)는 자신의 논리를 가지고 한참 동안이나 도척(盜跖)을 설득하였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공자(孔子)는 두려움에 떨며 수레의 고삐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넋이 나간 눈에 잿빛 얼굴을 한 채 황망히 돌아갔다.


장자(莊子)의 도척(盜跖)편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요순고설(搖脣鼓舌)이다.

요순고설(搖脣鼓舌)이란 입술을 움직이고 혀를 차다라는 뜻으로 혀를 놀려 사람을 현혹시킴을 비유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