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해탈, 자유를 향한 욕구는 어느덧 우리에게 강박이 되어 버렸습니다
겁에 질린 종교인 방문객에게 스승이 말했습니다.
“왜 그렇게 걱정을 하시오?”
“구원받지 못하게 될까 봐 그럽니다.”
“그런데 구원이 무엇이요?”
“해탈! 해방! 자유”
스승은 껄껄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당신은 자유로워지도록 강요당하고 있군요. 해방되도록 속박당하고 있지 않소?”
바로 그 순간 방문객은 마음이 놓였고 겁에서 벗어났습니다.
인도 출신의 엔소니 드 멜로(Anthony de Mello) 신부의 이야기집 <일분 지혜>에 실린 글입니다. 종교적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을 폭로하는 듯합니다. 기독교의 경우 구원은 죄와 죽음으로부터 벗어나는 해방이라고 해석되고, 구원에 대한 확신이 기준입니다. 불교에서 해탈은 고통의 끝없는 윤회로부터 벗어나는 해방을 가리킵니다. 우리가 종교 안에서 종교를 통해 해방을 꿈꾼다는 말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그만큼 억압적이고 속박되어 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현실이 그렇다는 증거들은 차고 넘칩니다. 우리 삶에 가해지는 크고 작은 상처와 피해는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게 하고 해방을 향한 욕구는 강박이 되어버렸습니다. 구원에 대한 강박을 내려 놓아야 할 것입니다.
'삶의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마리 들개처럼 자연과 일치된 자연스러운 삶을 추구하는 그리스 운동 (0) | 2022.03.20 |
---|---|
이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림자의 세계를 참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0) | 2022.02.24 |
인생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다르게 삽니다 (0) | 2022.02.09 |
혹시 세렌디피티(selendipity)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0) | 2022.02.03 |
누구나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불행일 수도 있습니다 (0) | 2022.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