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한 사람을 벌주어 뭇사람을 경동(驚動)시킴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타압경원앙(打鴨驚鴛鴦)

박남량 narciso 2015. 8. 5. 12:13


한 사람을 벌주어 뭇사람을 경동(驚動)시킴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타압경원앙(打鴨驚鴛鴦)



중국 송(宋)나라에 여사륭(呂士隆)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송나라 조덕린(趙德麟)의 후청록(侯鯖錄)에 여사륭(呂士隆)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여사륭(呂士隆)은 총애하는 기생이 있으면 매질하는 습벽이 있었다. 하루는 그가 여화(麗華)라는 창기를 매질하려 하자 그녀가 하소연하였다.

『제가 매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새로 온 기생이 있는데 이를 심히 불안해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여사륭(呂士隆)은 웃으며 매질을 그만 두었다. 여화(麗華)라는 창기는 영리한 임기웅변으로 매질을 피할 수 있었다.

여사륭(呂士隆)은 선주지사(宣州知事)로 있었는데 항저우(杭州)로 갔을 때의 일이다. 관기(官妓) 중 어떤 이가 작은 허물을 범하자 여사륭(呂士隆)은 그녀를 매질하려고 했다.

그때 관기(官妓)가 이렇게 말했다.

『감히 따르지 못하겠습니다. 항저우(杭州)의 관기(官妓)들이 편안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여사륭(呂士隆)은 느끼는 바가 있어 들었던 채찍을 버렸다. 북송(北宋)의 시인으로 두보(杜甫) 이후 최대의 시인이라고 불린 매요신(梅堯臣)은 이 이야기를 듣고 타압((打鴨)이라는 시(詩)를 지었다. 매요신(梅堯臣)은 중국 송 대의 시인으로 지방의 관리로 전전하다가 친구 구양수(歐陽修)의 추천으로 중앙의 관리인 국자감직강(國子監直講)이 되었다. 다음은 그 시(詩)의 내용이다.


타압((打鴨)

莫打鴨(막타압) 驚鴛鴦(경원앙)
鴛鴦新向池中落(원앙신향지중락)
不比孤洲鵠邪(불비고주곡사)

오리를 때려 원앙을 놀라게 하지 마라
원앙은 막 연못 속으로 내려앉았으니
외로운 섬의 늙은 재두리와 비하지 못한다.


타압시((打鴨詩)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타압경원앙(打鴨驚鴛鴦)이다.

타압경원앙(打鴨驚鴛鴦)이란 오리를 매질하여 원앙을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한 사람을 벌 줌으로써 다른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