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을 전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다는 고사성어 신진화전(薪盡火傳)
노자(老子 BC604-BC531)가 세상을 떠나자 친구인 진일(秦失)이 조문을 갔다. 장례 예식이 상당히 거한 것을 보고 못마땅하여 진일(秦失)은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세 번 곡(哭)을 하더니 그냥 나왔다. 이를 본 노자(老子)의 제자들이 물었다.
"선생님은 우리 스승님과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니셨습니까?"
제자의 물음에 진일(秦失)이 대답했다.
"그렇지"
"그런데 어찌하여 예(禮)를 그렇게만 표하십니까?"
진일(秦失)은 궁금해 하는 제자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처음에 그를 인물로 보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가 들어가 조문을 할 때 보니 늙은 사람이 제 자식을 잃은 듯 곡(哭)을 하고 젊은 사람은 부모가 돌아가신 듯 울고 있었다. 그가 사람을 모이게 한 데는 반드시
요구는 안 했더라도 슬픔을 말하고 곡(哭)을 하도록 은연중에 시킨 바가 있기 때문이지. 이것은 자연의 도리에서 벗어나 진실을 거역하고 하늘로부터 받은 본분을 잊은 것이다.
옛날 사람은 이것을 "循天之刑(순천지형) 하늘을 도피한 벌"이라고 했다. 그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태어날 때를 만났기 때문이고 그가 세상을 떠난 것도 죽을 운명을 따랐을 뿐이다. 편안하게 때에 순응하여 때에 머무른다면 기쁨이나 슬픔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이러한 경지를 옛 사람은 하늘이 밧줄로 묶어 懸解(현해) 매여 있는 것에서 풀어 주는 것이라고 했다."
풀려난다는 것은 절대자에 의한 속박에서 해방된다는 의미이다. 생사는 하늘에서부터 주어진 것이기에 우리들이 거기에 구애되는 한 고통을 면할 길 없다. 생사를 모두 자연에 맡길 때 우리들은 생사를 초월할 수 있고 또 그 고통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指窮於爲薪(지궁어위신) 火傳也(화전야) 不知其盡也(부지기진야)
손가락이 장작 지피는 일을 다
하면 불은 계속 탄다."
장자(莊子) 양생주(養生主)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짧은 구절이지만 예로부터 가장 난해한 구절로 유명하며 주석하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다. 기름은 땔감이 되어 한 번으로 타고 끝나지만 불은 다음 땔감으로 이어져 끝날 줄을 모른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장작이라는 땔감은 유한 하지만 횃불은 끝없이 전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자(莊子) 양생주(養生主)에서 인용되는 고사성어가 신진화전(薪盡火傳)이다.
신진화전(薪盡火傳)이란 불을 전하기 위해 땔나무를 소진시킨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기예를 전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스승이 제자를 길러 학문이나 사상, 기예 등을 대대로 전수한다는 의미이다.
<꽃사진: 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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