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뜻을 얻어 형상을 잊어 버린다는 고사성어 득의망형(得意忘形)

박남량 narciso 2017. 2. 16. 12:02


뜻을 얻어 형상을 잊어 버린다는 고사성어 득의망형(得意忘形)



중국 삼국시대 위(魏)나라에 완적(阮籍)이라는 사상가이자 시인이 있었다. 그는 죽림칠현(竹林七賢) 중의 한 사람이다. 당시 완적(阮籍)은 조위(曹魏) 세력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는데, 사마염(司馬炎 236-290)이 진(晉)의 왕위에 올라 조위(曹魏) 집단에 대해 학살을 감행하자 완적(阮籍)은 관직에서 물러나 술로 살았다.

당시 통치권자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명망있는 인물을 찾아다녔는데 이때 완적(阮籍)의 재능을 알고 사마염(司馬炎)이 완적(阮籍)의 딸과 혼사를 맺을 것을 제안했다. 완적(阮籍)은 이를 피하기 위해 사마씨(司馬氏)가 청혼하러 오면 바로 술을 먹고 만취상태로 지내는 것이었다. 결국 사마씨(司馬氏)는 기다리지 못하고 청혼을 취소하였다.

사마염(司馬炎)이 고심 끝에 완적(阮籍)을 불러 관직을 권했지만 갖은 방법으로 이를 거절하였다. 버티다 못한 완적(阮籍)이 일부러 가장 낮은 관직인 보병교위를 자청했다. 그 이유는 보병 관청의 주방장이 술을 잘 빚고 취사장에는 술이 넘쳐난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등용되고서도 일은 하지 않고 술에 취해 있었다.

누군가 사마염(司馬炎)을 찾아와 완적(阮籍)이 중책을 맡을 재목이 아니라며 하루가 멀다하고 술을 마시며 일은 전혀 돌보지 않으니 처벌하여 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사마염(司馬炎)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가 마음대로 하도록 내 버려 두어라. 완적(阮籍)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누구도 간섭해서는 안 된다. 나는 완적(阮籍)을 잘 알고 있다. 절대 세속의 잣대로 그의 언행을 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마염(司馬炎)도 그 사실을 진작 알고 있었다. 사마염(司馬炎)이 완적(阮籍)을 관리로 불러들인 데는 이유가 있었다. 완적(阮籍)을 관직에 올려 놓으면 백성들의 불신을 잠재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완적(阮籍)은 기분이 나지 않으면 한바탕 소리 내어 통곡을 하였고 기분이 좋으면 목청을 높여 웃었는데 得意忘形 자기가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자신마저도 잊어 버렸다고 완적전(阮籍傳)에서 전하고 있다.


진서(晉書) 완적전(阮籍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득의망형(得意忘形)이다.

득의망형(得意忘形)이란 뜻을 얻어 형상을 잊어 버린다는 뜻으로 즉 자기가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자신마저도 잊어 버렸다는 말로, 매우 기뻐하여 정상적인 상태를 벗어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